18개월 만에 돌아온 박태환, 여전한 수영스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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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27). [일간스포츠]

전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27)이 18개월 만의 공식대회에서 건재함을 보여줬다.

박태환이 25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경영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를 겸하는 제88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1500m 결선에서 15분10초95로 1위를 차지했다. 국제수영연맹(FINA)이 정한 리우 올림픽 자유형 1500m A기준기록인 15분14초77도 무난히 통과했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의 15분12초15와 견줘도 큰 차이가 없었다. 몸 풀기로 참가한 1500m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 주 종목인 자유형 400m(27일)와 자유형 200m(26일) 성적이 기대가 됐다.

박태환이 공식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지난 2014년 11월 초 제주에서 끝난 전국체육대회 이후 18개월 만이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실시한 약물 검사에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 양성 반응이 나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간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달 2일 FINA 징계가 풀려 공식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도핑 파문에도 불구하고 박태환은 여전히 한국 수영 스타였다. 이날 경기장에는 박태환을 응원하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박태환이 레이스를 앞두고 몸을 풀자 수 백명의 관중들이 "박태환, 화이팅"이라고 소리쳤다.

박태환이 마지막 바퀴를 돌 때는 "박태환"을 연호하는 소리가 더욱 커졌다. 오직 박태환을 보기위해 중국에서 날아온 팬도 10여명이나 됐다. 중국 청도에서 온 왕치치(25)씨는 "박태환이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을 안다. 무척 안타깝다. 그래서 더 현장에서 응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태환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해도 국가대표가 되긴 어렵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014년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에 대해 '징계 만료 후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오랜만의 공식대회 출전에도 박태환은 여유로웠다. 레이스 전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긴장을 푸는 모습도 여전했다. 박태환은 다른 선수들이 트레이닝복을 벗고 초조하게 몸을 풀 때도 끝까지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이변없이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은 레이스가 끝나자마자 남은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인터뷰를 사절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박태환의 매니지먼트사인 팀GMP의 박인미 팀장은 "1500m가 주력 종목은 아니지만 오랜만의 공식대회라서 레이스 적응을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금지약물 복용 징계 기간동안 박태환을 지도한 노민상 감독은 "1500m는 워낙 장기 레이스가 출전을 망설였다. 하지만 대회 첫날 열리는 경기라서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참가하라고 했다"며 "레이스 운영이 좋았다. 마지막 50m에서 26초대를 끊은 건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간을 스스로 잘 이겨내서 고맙다. 올림픽 출전하지 못하는 게 무척 안타깝지만 열심히 땀을 흘린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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