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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추선희 “전경련서 매월 2500만~3000만원씩 지원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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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어버이연합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로부터 지원받은 후원금이 수억원대에 이른다는 발언이 나왔다.

전화 인터뷰서 후원금 총액 묻자
처음엔 “2억~3억 보다 많다” 답변
재차 확인에 “1억2000만원” 정정
“돈 받은 선교재단 계좌 내가 관리”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은 최근 본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경련으로부터 지원받은 후원금의 총액이 2억~3억원대 수준이냐”는 질문에 “그것보다 많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지원 액수를 묻는 질문에는 “2014년 전경련 사업 공모를 통해 벧엘선교복지재단을 거쳐 받은 돈이 매월 2500만~3000만원대”라고 밝혔다.

앞서 JTBC는 “전경련이 2014년 9~12월 세 차례에 걸쳐 총 1억2000만원을 어버이연합 측에 송금했다”고 보도했다. 추 사무총장도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전경련이 1억2000만원을 지원한 것은 벧엘선교복지재단이며 이 돈을 재단을 통해 받아 쓴 것”이라고 시인하면서도 지원받은 후원금의 총액을 묻는 질문엔 즉답을 피했다.

추 사무총장의 언급대로라면 어버이연합이 벧엘선교복지재단을 거쳐 전경련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최소 1억8000만원 이상 더 늘어난 셈이다.

이에 대해 전경련 권혁민 홍보팀장은 “확인해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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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으로부터 3억원 이상의 돈이 어버이연합으로 지원됐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이 돈의 사용처에 대한 의문도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추 사무총장은 “그 돈은 지역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과 안보견학 비용에 사용됐으며 어버이연합 주최 집회에 나온 탈북자에게 차비 등으로도 일부 지급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버이연합의 노인 급식사업 자체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급식사업을 진행했느냐는 질문에 추 사무총장은 “어버이연합 사무실 2층엔 지역 노인들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컵라면을 준비해놨다”고만 답했다.

| “전경련 연구원과 연락” 주장도
해당 연구원 “개인적 친분관계일 뿐”

추 사무총장은 자금 지원과 관련해 전경련 측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았다고도 실토했다. 이는 추 사무총장이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전경련은 복지재단에 지원한 금액이 어버이연합 운영비로 사용될 줄 몰랐을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힌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그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돈 지원과 관련해) 전경련 소속 안모 연구원과 연락했는데 그건 안 연구원이 (자금 지원) 내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가 안 연구원에게 전화해 사실 여부를 묻자 “추선희 사무총장을 알고는 있지만 개인적인 친분관계일 뿐”이라고 답했다. 전경련의 후원금이 어버이연합에 지급되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관련 기사
① 어버이연합 “전경련이 복지재단에 지원한 1억2000만원 후원받아”

② 어버이연합 알바 논란 "돈 준 것은 맞다, 하지만…"



전경련의 후원금을 우회 지원받기 위한 창구로 활용된 벧엘선교복지재단은 2005년 설립 허가가 취소된 ‘유령 재단’인 것으로 확인됐다. 2001년 노인 복지사업을 위해 설립됐지만 수차례 대표이사가 바뀌며 내홍을 겪었고, 노인 실버타운사업을 하다 결국 파산했다. 전경련의 후원금이 들어오는 계좌에 대해 추 사무총장은 “벧엘선교복지재단 이사장 부인인 허모씨를 통해 통장과 카드를 넘겨받아 내가 직접 관리했다”고 털어놓았다. 본지는 사실 확인을 위해 허씨의 휴대전화로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중앙일보가 24일 “전경련으로부터 3억원 이상을 지원받았다”는 발언의 의미를 다시 묻자 추 사무총장은 “(어버이연합 운영비로) 매월 2500만~3000만원 정도 든다고 한 것은 맞지만 전경련 후원 자체가 6개월짜리라서 총 1억2000만원을 받았다는 뜻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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