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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형의 음악이 있는 아침] 경쾌하나 기계적인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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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1891~1953)의 대표적인 교향곡으로 5번을 꼽습니다.

제2차세계대전 직후의 열띤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진 교향곡입니다. 소련에 이어 외국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당시 미국 유타 심포니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모리스 아브라버넬도 이 곡을 연주하려 했습니다. 그러자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을 연주하면 목숨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협박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브라버넬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획대로 지휘했다고 합니다.

하이든의 기법으로 작곡해 단순하고 깔끔한 교향곡 1번 ‘고전교향곡’이 가장 이색적이라 한다면, 교향곡 5번은 두툼하고 변화무쌍합니다, 시각적이면서 극적입니다.

‘전쟁과 평화’, ‘알렉산더 네프스키’, ‘로미오와 줄리엣’ ‘신데렐라’ 같은 이 작곡가의 다른 작품들에서 보이는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경쾌한 2악장은 러시아 색채를 많이 띠고 있습니다. 스네어드럼의 타격음이 경쾌합니다. 그러면서도 왠지 모르게 기계적입니다. 당대 소련의 모습이 저렇지 않았을까요.

장한나가 지휘하는 카타르 필하모닉의 연주로 감상하시겠습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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