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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관광지 백미 '한려수도조망 케이블카' 1000만 코앞

중앙일보

입력

24일 오후 경남 통영시 도남동 통영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탑승장.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탑승장 내 전광판 4곳에서는 6121번부터 6150번까지 탑승을 하라고 알려줬다. 바깥 매표소와 광장에도 가족단위 관광객 1000여 명이 그늘이 있는 벤치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 앉아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은 299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지만 오전에 꽉 찼다. 그래서 들어오는 입구 도로 양쪽에 1km정도 길이로 관광버스와 승용차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준형씨(42·부산시 동래구)는 “이곳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사시사철 좋아 통영·거제로 가족여행을 올 때면 꼭 케이블카를 타러 온다”고 말했다.

2008년 4월 문을 연 통영케이블카(길이 1975m) 이용자가 8년 만에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3일까지 탑승자 수가 998만9268명이었다. 24일 8000명~1만명, 25일은 정기휴일이어서 26일쯤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통영시가 100% 출자한 통영관광개발공사는 케이블카 1000만번째 이용객에게 금메달(100만원 상당)을 주는 등 기념행사도 한다.

인구 15만 명의 소도시인 통영에 케이블카를 타러 1000만명 가까운 관광객이 몰려든 비결은 뭘까.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이곳의 경치다. 탑승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 정상 부근에 오르면 한려수도 등 남해안 절경을 볼 수 있다. 통영의 수많은 섬은 물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일본 대마도, 전남 여수의 돌산도, 지리산 천왕봉까지 보인다.

이곳은 8인승 케이블카 47대가 쉬지 않고 탑승객을 실어나른다. 산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시간당 1000명, 10분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어 대기시간이 길지 않다. 위치도 도심지에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통영이 갖고 있는 각종 관광 자원도 한 몫 하고 있다. 강구항이 보이는 동피랑은 비탈진 골목과 미로처럼 얽혀 있는 작은 집에 각종 벽화가 그려져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3~4월 붉은 동백과 노란 수선화가 만개한 한산면 장사도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유명하다.

하얀 백사장과 칠흑의 몽돌을 갖고 있는 해수욕장도 즐비하다. 이순신 장군 관련 역사 유적지도 여럿 있다. 중앙전통시장 인근의 멍게비빔밥·충무김밥 등 먹을거리도 풍성하다. 이곳 출신인 유치환·김춘수·박경리·유치진·윤이상·전혁림 등 문화예술인들의 기념관도 많다. 이 같은 통영의 관광지를 보러왔다 케이블카도 타는 것이다.

지역 경제에도 큰 보탬이다. 통영시는 케이블카 사업에 173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입장료 수익 등으로 매년 25억원씩 통영개발공사로부터 받아 지난달 원금 회수를 마쳤다. 케이블카 등으로 파생되는 간접효과도 연간 1500억원 정도다.

박태도 공사 본부장은 “통영 케이블카는 연간 매출 200억원, 당기 순이익 30억원의 ‘통영시 효자상품’”이라며 “올해 연말 케이블카 인근에 사계절 썰매장이 들어서면 주차장(500대 규모)도 신설돼 주차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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