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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형의 음악이 있는 아침 - 눈부신 하프시코드, 스카를라티 소나타

중앙일보

입력

도메니코 스카를라티(1685~1757)는 바흐, 헨델과 동갑내기입니다.

나폴리 출신의 스카를라티는 베네치아에서 독일의 헨델과 만나 오르간과 하프시코드 솜씨를 겨루기도 했습니다.

1721년에 리스본에서 궁정악장으로 일했고, 마드리드에서 일생을 마쳤습니다.

스카를라티의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555곡이나 남긴 건반악기 소나타입니다.

짤막하지만 중요한 곡들입니다. 고전주의 시대 소나타의 조상, 근대 피아노 주법의 선구자라 여겨집니다.

그의 많은 건반악기 작품 가운데 K.141, D단조를 소개해드립니다.

‘K’는 모차르트의 작품에서는 ‘쾨헬’이지만 스카를라티 작품에서는 ‘커크패트릭’의 이니셜입니다.

스카를라티 작품을 정리한 랄프 커크패트릭의 이름을 땄습니다.

K.141은 현란합니다.. 만돌린을 연상시키는 반복되는 음형과 왼손 오른손의 교차연주로 극적인 클라이맥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곡이 연주되는 3분 30초 내외의 시간은 스카를라티의 모든 곡을 통틀어 가장 눈부신 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91년 프랑스 태생의 연주자 장 롱도의 하프시코드 연주로 감상해 보시죠. 올해 11월 17일 금호아트홀에서 내한 독주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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