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라이프 트렌드] 날 풀렸다고 무작정 뜁니까 내 몸에 맞는 종목 찾아야죠

중앙일보

입력 2016.04.19 00:01

업데이트 2016.04.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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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무리하게 운동하다가 다치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 자양동 뚝섬유원지를 찾은 한 커플이 봄꽃이 활짝 핀 한강둔치를 달리고 있다. [사진 프리랜서 조상희, 의상협찬 라푸마]

운동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포근한 날씨에 하천 주변과 공원엔 아침저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동네 헬스장에도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갑자기 움직이다간 되레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여성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봄철 운동이 보약 되려면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하다가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신의 몸만 믿고 무리하게 운동하거나 운동 방법을 제대로 모르고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부 김명자(40·서울 창동)씨는 얼마 전 쓰라린 경험을 했다. 올봄 처음으로 지인과 동네 뒷산에 오를 때만 해도 웃음이 가득했지만 산에서 내려오면서 웃음은 사라지고 고통이 찾아왔다. 어깨를 움직일 수 없었다. 가볍게 배드민턴을 친 것이 문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김씨는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병원에서 어깨 근육(회전근개)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화양동 건국대학교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이곳은 평일에도 김씨와 같이 무릎·어깨·허리를 다쳐 교정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로 북적였다. 운동경기 중 부상한 몇몇 선수 외에 대부분이 일반 환자다. 20~40대 여성 환자가 30%나 된다.

◇ 무릎·어깨·허리 부상 조심
직장인 이진희(36·여·서울 논현동)씨는 무릎관절에 염증이 생겨 이곳에서 한 달째 치료를 받고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게 화근이었다. 이씨는 “갑자기 무릎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이물감이 느껴지면서 무릎을 구부리는 것조차 불편해 병원을 찾았다”며 “과격한 동작을 반복하고 러닝머신을 한 시간씩 타면서 무릎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두 환자 모두 평소 스스로 건강을 자신한 터였다.

김진구(정형외과 교수) 건국대병원 스포츠의학센터장은 “요즘 하루 평균 70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는데, 이 중 절반가량이 운동하다 다친 경우”라며 “봄이 되면 환자 수가 겨울보다 30% 정도 증가하고 특히 젊은 환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봄철에 운동을 시작했다가 병원 신세를 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무릎이나 어깨관절 손상이 자주 발생하는 질환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관절 통증은 중·장년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여기지만 최근엔 20~40대 여성에게도 자주 나타난다. 몸 상태를 생각하지 않고 무리하게 운동하거나 잘못된 자세를 반복하는 것이 문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기 때문에 가벼운 외상으로도 관절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과격한 운동이나 쪼그려 앉는 자세를 반복하다 보면 무릎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통증을 유발하는 무릎관절증이 생긴다. 무릎이 아프고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가 줄어들며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 20~40대 여성 관절 환자 증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 무릎관절증 환자를 집계한 결과 2010년 220만 명에서 2015년 260만 명으로 18.1%(40만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깨 근육이 손상되는 어깨병변도 2010년 161만 명에서 2015년 200만 명으로 24.2%(39만 명) 늘었다. 두 질환 모두 봄철에 급증했다. 무릎관절증은 지난해 2월 53만4141명에서 3월 63만3627명으로 급증했고, 어깨병변은 2월 34만4906명에서 3월 38만2176명으로 늘었다. 야외활동이 많은 10월을 제외하고 매월 감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0~30대 여성의 경우 한 해 평균 11만7000여 명이 무릎관절증과 어깨병변으로 병원을 찾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봄철에 무릎관절증과 어깨병변 환자가 증가하고, 나이가 많을수록 여성의 비중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며 “겨울에 활동량이 적어 근력이나 유연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요즘엔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하체 근육을 키우는 스쿼트(squat) 운동이 인기다. 운동기구 없이 집에서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무리하게 운동했다간 관절에 큰 부담을 주고 무릎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운동하다 관절 손상된 환자
매년 이맘때 크게 늘어
나이·체력 고려해 종목

헬스나 스쿼트같이 근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은 십자인대 손상을 조심해야 한다. 십자인대는 무릎의 앞뒤에서 X자 모양으로 관절을 지탱해 주는 2개의 인대로, 파열되면 걸을 때 다리가 불안정하게 움직이게 되고 증상이 지속되면 젊은 나이에도 퇴행성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다.

무릎관절 사이에 있는 물렁뼈인 반월상 연골판 손상도 여성에게 자주 나타나는데 평소 자세와도 관련이 있다. 여성의 경우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는 생활방식이 많은데 이 자세는 무릎 속의 압력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높은 압력이 지속하면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되기 쉽다.

무릎관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과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쪼그려 앉는 자세를 최대한 피하고 걷기나 제자리 자전거타기같이 무릎에 무게가 실리지 않는 운동이 좋다. 헬스나 스쿼트 운동을 할 때는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처음부터 올바른 자세를 잡아야 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면 거울을 보며 자세를 교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운동 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고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운동하지 말고 조금씩 단계를 밟아 운동량을 늘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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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은 조깅·자전거타기 적합
자신의 나이와 체력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10~20대는 탄력성이 좋고 운동에 대한 적응력이 빨라 인라인스케이트나 마라톤 등 심폐기능과 유연성을 높여 주는 운동이 좋다. 30~40대는 가벼운 조깅이나 자전거타기, 등산 같은 유산소 운동을 권할 만하다. 50대 이후에는 수영이나 빨리 걷기가 좋지만 심폐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평소 건강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운동 전후에는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진구 스포츠의학센터장은 “남성과 여성을 나눠 연령별로 구별해 놓은 운동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자신의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전문가가 제시한 운동이라도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하고, 운동 전후엔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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