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혼전 50곳, 교차투표가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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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이틀 앞둔 11일 여야 대표들은 막바지 표심 잡기에 총력전을 펼쳤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부산과 제주도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수도권과 제주도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인천과 청주에서 각 지역 후보들을 지원했다. 새누리당·더민주·국민의당 선거운동원들(왼쪽부터)이 손으로 각 당 기호를 표시하고 있다. [사진 김경빈·조문규·강정현 기자]

20대 총선을 하루 앞두고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정당을 따로 찍는 교차투표(cross voting)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일대일 경합지가 50곳 이상인 수도권에서 당선 가능성에 따른 교차투표(전략적 투표)가 늘어날 경우 판세가 뒤바뀔 수 있어서다. 특히 국민의당의 지지율 상승도 교차투표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국민의당 지지 11.5 → 16.8%
정당 투표는 국민의당 찍고
다른 당 후보 찍으면 판세 요동

문재인 “후보만이라도 2번을”
김무성 “종북은 안돼” 표단속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주간 조사 결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3월 첫 주 11.5%에서 4월 첫 주 16.8%로 올랐다. 새누리당은 같은 기간 43.7→34.4%, 더민주는 28.0→27.3%였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세대별로 50대(11.8→23.4%)와 40대(11.4→18.4%)에서 상승 폭이 컸다. 50대에선 국민의당 지지율이 더민주(20.6%)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새누리당의 50대 지지율은 54.6%에서 38.2%로 16.4%포인트 떨어졌다.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유권자 중 1721만 명(40.9%)에 달하는 4050세대 새누리당 지지층 일부가 국민의당으로 이탈한 것”이라며 “국민의당은 수도권 당선 가능한 후보가 4~5명에 불과해 지역구 후보는 다른 당을 찍고 비례대표 정당 투표는 3번을 찍는 교차투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40~50대 중 국민의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13% 였지만 비례대표 정당 투표를 국민의당에 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20%나 됐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2004년 17대 총선에서 ‘후보·정당 1인 2표제’가 도입된 이래 지역구 의석순과 정당 득표율이 일치하는 등 교차투표 변수는 크지 않았 지만 이번 총선에서 교차투표 가능성이 커지자 각 당은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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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접전지에서 새누리당 후보와 대결하는 더민주는 “지역구 후보는 2번, 정당 투표는 3·4번으로 전략적 투표를 해 달라”며 교차투표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0일 “국민의당과 다른 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께 호소한다”며 “어차피 수도권 지역구 당선이 어려운 만큼 정당 투표는 지지 정당을 선택하되 후보자 투표만큼은 (더민주)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문 전 대표를 향해 ‘종북세력과 연대책임론’을 제기하며 표 단속에 나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1일 부산 사상구 유세에서 “19대 국회 때 더민주가 통합진보당과 연대해 국회에 종북세력이 10명 잠입했다”며 “문 전 대표는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교차투표 변수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며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비례대표 의석에서 한두 석 혜택을 보겠지만 지역구 판세까지 바뀔지는 미지수”라고 주장했다.

글=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사진=김경빈·조문규·강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