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청원
새누리당 공동중앙선거대책위원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8일 대구 지원유세에서 표심 공략을 위해 ‘박근혜 마케팅’에 집중했다. “우리 당에선 대표가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 최고지도자”라는 말까지 했다. 그는 이날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과 함께 대구를 찾아 양명모(북을) 후보에 대한 지지연설 중 이같이 말했다. 대구 지역 새누리당 후보 11명이 달서구 두류공원 내 문화예술회관에 모여 무릎을 꿇고 “시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만이 박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고 호소한 지 이틀 만이다.
대구 북을 찾아 ‘박근혜 마케팅더민주 “정당 민주주의 인식 천박”
서 최고위원은 8일 대구 유세에서 관음동 금요시장에 마련된 연단에 올라 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홍의락 후보에게 밀리는 양 후보를 위한 지지연설을 하면서다. 서 최고의원은 “1998년 박 대통령이 당시 한나라당 소속으로 대구(달성) 보궐선거에 나갔는데 그때 내가 사무총장이었다”며 “감옥에 갔다 온 뒤 모든 걸 잊고 살던 나에게 화성 보궐선거(2013년) 공천을 해 준 분이 박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그만큼 인연이 깊은 자신이 양 후보를 응원하러 왔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친박연대 시절에도 31.3%의 지지도를 보여 준 대구시민께 감사하다”며 “우리 당의 최고지도자가 누군지 아십니까? 대표도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고지도자이십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는 박 대통령을 만든 전초기지”라며 박 대통령과 대구, 양 후보를 연계해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당 안팎에선 논란이 일었다. 공식 당 대표인 김무성 대표를 친박계 좌장인 서 최고위원이 끌어내린 발언으로 읽힐 수 있어서다. 김 대표는 지난달 대구 지역 ‘진박’ 후보 3인(정종섭·이재만·추경호)의 공천 최종 승인을 거부하며 친박계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관계자는 “대구만의 특성을 감안한 지지 호소 발언 정도로 해석하는 게 맞다”며 “대구·경북(TK) 이외 지역에선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선대위원장의 이 정도 발언을 당 차원에서 제재하는 건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정작 김 대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날 경기도 고양 화정역 광장에서 손범규(고양갑)·김태원(고양을) 후보 지원유세를 마친 뒤 서 최고의원의 발언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답변을 피했다.
최선욱·김경희 기자 isot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