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가 짠 프로그램으로 모형이 움직여요” CMS에듀 초등생 코딩 강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기사 이미지

김도현(서울서래초 4)군이 CMS에듀의 ‘ICT ConFUS’ 수업에서 스마트 주차장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SW 교육’이 열풍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코딩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다. 지난달 이세돌 9단과 컴퓨터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관심과 열기가 더 뜨겁다.

여기서 말하는 SW 교육은 단순히 프로그래머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이 아니다. 사물이나 현상을 논리적으로 분석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도구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절차적 사고 능력,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등을 향상하는 것이 목표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등 IT 업계 거물들이 조기 SW 교육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최근 미국은 초·중·고교생 대상 SW 교육에 40억 달러(약 4조6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영국·이스라엘 등 교육 선진국들은 SW 교육을 정규 과목으로 편성해 가르친다. 한국도 2018년부터 SW 교육이 초·중·고 정규 과목으로 신설된다.

소리 나는 카드, 보일러 있는 모형집

지난달 30일 오후 5시 CMS에듀 서초제2본원의 한 강의실에서는 초등 3~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ICT ConFUS’ 수업이 한창이었다. 학생들의 책상 위에는 교재뿐 아니라 노트북과 아두이노(오픈소스 컴퓨팅 플랫폼의 일종), 브레드보드(전자회로 시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무땜납 장치), 적외선 센서, LED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 이날 수업은 3개월 동안 진행되는 ‘스마트 주차장’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적외선 센서의 역할과 기능을 알고 이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시간이다.

 “적외선 센서는 어디에 활용될까요?” 수업이 시작되자 이날 수업을 진행한 박은정 교사가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자동차가 후진할 때 벽에 가까워지면 경고음이 울려요.” “멈춰 있던 에스컬레이터에 사람이 타면 움직이기 시작해요”. 학생들은 눈앞에 놓인 작은 센서가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어 적외선 센서와 아두이노로 물체 간 거리에 따라 전기 신호의 크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했다. 물체가 가까워질수록 신호의 크기가 커진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한 학생들은 거리에 따라 빛을 조절하는 미션을 수행했다. 블록형 코딩 프로그램인 스크래치(Scratch)로 프로그래밍을 하며 학생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어 서로 문제 해결 방법을 공유하며 자신의 문제점을 수정하는 토론이 함께 이뤄졌다. 시행착오를 겪을수록 강의실 안은 열기가 더해졌다.

| 정보과학적 사고 키우는 SW 교육
| 교사와 과학 토론하며 이론 배우고
| 코딩으로 실제 사물까지 구동시켜

 수업에 참여한 최영준(덜위치칼리지서울3) 군은 “사물의 동작 원리를 생각해 보면서 세상을 움직이기 위해 수많은 코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빛과 소리가 나는 크리스마스카드, 조명과 보일러가 있는 2층 모형집까지 직접 만들어 보는 과정이 무척 재밌었다”고 말했다.

 CMS영재교육연구소 이인성 부소장은 “자신이 설계한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문제점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새로운 시도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하나의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하며 생각의 폭을 넓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흥미 잃지 않게 단계별 코딩 언어 사용

CMS에듀가 2014년 9월 내놓은 SW 사고력 교육 ‘ICT ConFUS’는 프로그래밍을 직접 해보며 정보과학적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정보과학적 사고력’이란 문제 상황을 여러 단계의 절차로 나눠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핵심 원리를 파악한 후, 데이터 수집과 분해, 구조화·자동화(알고리즘) 등 컴퓨터 프로그래밍 과정을 이용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방식이다.

 학생들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절차적 사고와 알고리즘 등 코딩의 필수 개념을 이해하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습득해 최종적으로 ICT 산출물을 직접 제작한다. 학생들은 상황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단계적 해결 전략을 개발하며, 산출물까지 제작해봄으로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두루 섭렵하게 된다. 박 교사는 “스스로 문제 해결에 필요한 동작과 개념을 탐구하고, 자신만의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를 수 있다”며 “주어진 교안을 그대로 따라 하는 방식의 여타 SW 교육과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SW 교육의 문제점 중 하나로 언급되는 것이 프로그래밍 언어이다. 스크래치 등 블록형 언어를 활용한 기초 과정이 끝난 후 본격적인 코딩 수업에 들어가면 아이들은 어려운 C언어의 벽을 넘기 어렵다. 기초 과정에서 어려운 C언어로 곧바로 넘어가다 보니 중간에 흥미를 잃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MS에듀는 기초 과정과 고급언어 사이에서 계단 역할을 해줄 ‘중간언어’를 자체 개발했다. 이 부소장은 “C언어를 숙지하는 데 쏟는 시간을 줄이고 하드웨어의 폭넓은 사용과 확장을 먼저 경험하게 함으로써 분석력·논리력·창의력·문제해결력 등을 다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충국 CMS에듀 대표는 “학생들은 SW 교육을 통해 정보과학적 사고 방법을 익히고, 디지털 마인드와 융합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며 “SW 교육으로 아이들은 의미 있는 결과물을 창조하는 미래 인재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