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륵 선생은 우리 지역 인물” 전국 5곳 고증 없이 출신지 경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기사 이미지

우륵 동상

충북의 향토사 연구단체인 제천내제문화연구회는 지난해 청풍문화재단지 인근에 ‘우륵 탄강(誕降·성인이 태어남)’ 비석을 세웠다. 비석에는 삼국시대 가야금을 만든 우륵의 탄생지가 제천임을 내세우고 있다. 이 연구회는 지난해 말 제천의 대표 유적지인 의림지에도 같은 내용의 비석을 세우려다 포기했다. 문화재청 심의결과 “고증이 필요하고, 유적지 훼손이 우려된다”는 평가가 나와서다. 장석찬 내제문화연구회 사무국장은 4일 “조만간 우륵 학술제를 개최한 뒤 의림지에 탄강비를 세우고 우륵 관련 사업도 제천시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출생지 불분명한 삼국시대 '악성'
이름 딴 행사만 전국 곳곳 7개

‘악성’(樂聖) 우륵을 앞세운 지방자치단체 간 문화제·경연대회 경쟁이 치열하다. ‘우륵’ 이름을 딴 행사만 7개나 된다. 우륵을 놓고 경쟁하는 지역은 충북 충주·제천과 경북 고령, 경남 의령·거창 등 5개 지자체다. 우륵 관련 기록이 부족하고 생몰연도와 출생지 등이 불분명해 지역마다 서로 “우리 고장 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령은 1991년부터 매년 4월 ‘고령 전국 우륵가야금 경연대회’를 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1~2일 대가야읍에 있는 ‘대가야문화누리 우륵홀’에서 열었다. 앞서 2006년엔 우륵박물관도 세웠다.

기사 이미지

충주는 71년부터 매년 9월 우륵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충주에는 우륵이 제자들에게 가야금·노래·춤을 가르쳤다고 알려진 남한강변 명승지 ‘탄금대’가 있다. 충주시는 국악 교육·공연시설인 우륵당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의령은 2011년부터 우륵탄신전국가야금경연대회를 열고 있다. 거창에서는 2013년부터 우륵예술제를 개최하는 한편 우륵 생가터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제천·고령=최종권·김윤호 기자 choigo@joongagn.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