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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역사와 시대 현실 외면하지 않은 서정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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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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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시 ‘산문(山門)에 기대어’의 송수권(사진) 시인이 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77세. 1940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순천사범,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후 섬마을 국어교사 등을 지내다 75년 늦깎이 등단했다. 첫 시집 『산문에 기대어』 등 서정시집 이외에 지리산 빨치산을 소재로 한 서사시집 『달궁 아리랑』, 음식 기행문을 모은 『시인 송수권의 풍류 맛 기행』 등을 펴냈다.

‘산문에 기대어’송수권씨 별세

서정시의 본령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역사와 시대 현실에서 눈 돌리지 않아 나약한 전통 서정과 차이 난다는 평을 받았다. 그의 호 ‘평전(平田)’은 빨치산의 본거지였던 지리산 세석평전에서 딴 것이다. 후배 시인 이지엽씨는 “선이 굵고 역동적인 분이었다”고 평했다.

교사로 부임한 중학교의 열두 살 어린 제자 김연엽씨와 결혼한 사실로도 유명하다. 2003년 아내가 백혈병에 걸리자 애틋한 마음을 담은 산문집 『아내의 맨발』을 펴내기도 했다.

전남도립대 최한선 교수 등이 주도해 지난해 송수권시문학상을 제정했고, 문학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유족으로 부인 김연엽씨와 아들 동한 씨, 딸 은경·유나씨가 있다. 광주광역시 천지장례식장 501호실, 발인 6일 오전 8시, 062-527-1000.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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