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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드는 뉴스, 머잖아 10만 명이 볼 겁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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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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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범근 씨는 “젊은 층의 문법에 맞게, 딱딱하지 않게 뉴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사진 임현동 기자]

“왜 10대, 20대가 뉴스를 멀리한다고만 생각하세요. 실상은 기존 뉴스가 너무 고답적인데다 ‘종이’라는 플랫폼에만 기대는 탓에 외면받는 것 아닐까요.“

‘1인 뉴스 미디어’제작자 국범근씨
젊은 세대가 관심 가질 만한 소재
3분짜리 동영상으로 만들어 인기
"주류 언론, 시선과 문법 고민해야"

국범근(20)씨는 동영상을 기반으로 최근 페이스북·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1인 뉴스 미디어’ 제작자다. 재수 끝에 올해 성공회대 사회과학계열에 입학한 국씨는 게임이나 뷰티·음식 같은 콘텐트가 주류인 웹 미디어 영역에서 독특하게 시사 관련 콘텐트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매주 10~20대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가질만한 뉴스를 3분 분량의 ‘범근 뉴스(https://www.youtube.com/user/Gpictures1)’로 만든다. 삼각대에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올려놓고 자신이 뉴스 해설위원처럼 논평하는 방식이다. 그의 뉴스에 대해 일부에선 “너무 자신만의 관점을 시청자들에게 주입시키려 한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인기가 상당하다.

지난달 Mnet의 인기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를 비판한 동영상은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2000여 개, 재생 수 12만 회를 기록했다. 그는 “사실 ‘픽미’ 노래에 맞춰 율동도 따라하지만 걸그룹을 꿈꾸는 101명을 무한경쟁시켜 오직 11명만 데뷔시키는 건 잔혹하다는 생각에 비판적인 뉴스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 사용자제작콘텐트(UCC) 제작을 배우며 매력을 느낀 국씨는 고교 2학년이던 2013년부터 영상 콘텐트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프레지던트’라는 제목의 약 14분 분량 동영상으로 한국 정치 현실을 학급회장 선거에 빗대 풍자했다. 그는 “무상급식 논란을 모티브로 학생들에게 떡볶이를 매일 간식으로 나눠주는 공약을 발표하거나 선도부가 선거에 개입하는 등 ‘학교’라는 무대를 빌려 한국 정치를 고교생의 시각으로 재밌게 풀어봤다”고 소개했다.

국씨가 만든 시사 콘텐트는 재미있으면서도 예리함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31일 유튜브·페이스북에 올린 콘텐트 제목은 ‘대학가 똥군기, 가루가 되도록 까는 영상’이다. 군대와 마찬가지로 ‘다나까’ 말투를 강요하는 대학 선·후배 간 군기 문화를 ‘똥군기’라는 표현으로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국씨는 “똥군기라는 표현 자체는 저속할지 몰라도 일정 수준의 유머는 콘텐트를 소셜 미디어에서 널리 퍼뜨리게 하는 필요 조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에는 구글코리아에서 실시한 뉴스랩 펠로우십 프로그램의 장학생으로 뽑혀 중앙일보와 함께 동영상 뉴스를 만들기도 했다.

국씨는 “지금 범근뉴스를 구독하는 사람이 약 2만 5000명인데 올해 유튜브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미디어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주류 언론도 자신들이 상정하는 문법, 자신들의 주된 독자층에만 신경쓰면 곧 망할 수 있어요. 왜 20대의 시선으로 뉴스를 만들지 않는지, 문법은 너무 딱딱하지 않은지부터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글=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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