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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메달은 내 거야, 겁없는 영건들의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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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은 개막 전부터 ‘미리 보는 올림픽’으로 꼽혔다. 처음으로 세계랭킹 톱10이 모두 출전해 열띤 우승 경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랭킹 톱10 모두 출전한 메이저 대회
미국 21세 톰슨, 영국 20세 헐 등
톱5 평균 20.6세…세대교체 예고

이번 대회는 영스타들의 경연장이었다. 1위 리디아 고(19)부터 공동 2위 전인지(22·하이트진로)와 찰리 헐(20·잉글랜드), 4위 에리야 쭈타누깐(21·태국), 5위 렉시 톰슨(21·미국)까지 평균 연령이 20.6세에 불과했다. 캐나다의 ‘골프 천재소녀’ 브룩 헨더슨(19)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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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영 건’ 들은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 세계랭킹 순위를 봐도 19세의 리디아와 헨더슨이 각각 1위와 7위다. 통산 7승의 톰슨이 3위, 전인지는 8위다. 찰리 헐도 25위로 잉글랜드 출신 중 순위가 가장 높다. 쭈타누깐은 32위로 태국 선수 중 두 번째다. 이들은 자국 대표로 2016년 리우 올림픽 출전이 유력하다. 리우 올림픽에서도 이번 대회처럼 영스타들이 메달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겁없는 동생들은 이전 세대 골퍼들과는 또다른 스타일이다. 일단 돈을 벌기 위해 골프를 하는 생계형 골퍼는 거의 없다. 골프를 자연스럽게 접한 뒤 즐기는 유형이다. 그래서 플레이 성향도 거침없다. 6세 때 뉴질랜드로 건너간 리디아 고는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며 이미 꿈나무들의 우상이 됐다. 리디아 고는 “우승보다 중요한 게 즐기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찰리 헐은 겨우 두 살 때 고사리 손으로 클럽을 잡았다. 9세 때는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열린 핸디캡 이벤트 대회에서 성인들을 물리치고 우승했다. 유럽 선수로는 드물게 골프를 위해 홈스쿨링을 택한 경우다.

톰슨은 ‘골프 패밀리’로 잘 알려져 있다. 오빠 두 명도 미국에서 투어 생활을 하고 있다. 1m83cm의 장신 톰슨은 오빠들과의 거리 경쟁에서 지기 싫어 드라이버 샷을 연마했고, 그 결과 올 시즌 드라이브샷 거리 1위(평균 285야드)를 달리고 있다.

쭈타누깐은 한 살 많은 언니 모리야와 함께 꿈을 키웠다. 쭈타누깐 자매의 부모님은 방콕 근교의 골프장에서 프로숍을 운영하고 있다. 헨더슨은 여섯살 많은 언니 브리타니를 따라 골프를 시작했다. LPGA 2부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브리타니는 종종 동생의 캐디백을 메기도 한다. 1m62cm로 신장이 크지 않은 헨더슨은 거리를 늘리기 위해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규정상 허용하는 최대치인 48인치(약 1m22cm) 샤프트를 끼운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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