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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으로] 관광 일정·항공권·숙박 다 해결 ‘DIY 여행’ 어렵지 않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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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회사원 김해나(39)씨 부부는 지난 2월 설 연휴 때 친구들에게 추천받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활용해 파리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일정 공유 앱인 ‘위시빈’을 열어 파리에 살았던 사람이 올려놓은 ‘파리지앵처럼 살기’ 스타일의 일정표를 본떠 계획을 짰다. 이어 ‘스투비플래너’ 앱에서 5일간 파리 체류 비용과 공연 정보를 확인했고, ‘마이리얼트립’으로 루브르박물관을 안내해 줄 한국인 가이드를 찾았다. 비행기표는 ‘스카이스캐너’로 예약했다.

스마트폰 앱 활용 해외 자유여행 늘어

김씨는 “이전까지만 해도 직접 일정 만들고 예약하는 게 스트레스라는 생각에 여행사에 맡겼는데 요즘은 똘똘한 앱 몇 개만 알면 ‘DIY(Do It Yourself·가구를 직접 만들 듯 스스로 일정을 짜는) 여행’도 어렵지 않더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모바일 앱을 활용해 알뜰하고 개성 있게 여행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관광 명소 방문 위주의 패키지 여행 대신 여행지에서 차별화된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 이미 가 본 해외 관광지를 다른 테마로 다시 가는 재방문 관광이 증가하는 등 여행산업이 성장하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출국자 수는 1931만 명으로 전년도(1608만 명)보다 20% 이상 급증했다. 이들은 해외여행에 24조4000억원가량을 썼다.

|마이리얼트립, 현지 가이드 중개
스투비플래너, 예상 경비 계산해줘

그렇다면 여행의 고수들은 어떤 앱을 즐겨 쓸까. 우선 여행객과 해외에 거주하는 가이드를 중개해 주는 마이리얼트립이 있다. 세계 각지에 사는 가이드 660여 명이 다양한 주제로 1780종의 여행상품을 마이리얼트립에 올리면 여행자들은 그중에서 마음에 맞는 상품을 골라 예약하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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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얼트립은 요즘 하루 평균 700건씩 중개 예약이 성사되고 있다. 지난해 말(300건)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창업 5년 차인 이 회사는 ‘현지인과 하는 진짜 여행’이라는 새 시장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이리얼트립 노정연 마케팅팀장은 “최근엔 ‘현지인 가이드’를 넘어 현지 생활인의 삶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많아 새로운 테마 상품을 늘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가령 현지에서 가족이나 연인의 특별한 활동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주는 ‘스냅투어’나 현지인의 집에 초대받아 집밥을 같이 먹는 ‘집밥투어’, 미술 전공자와 함께 프랑스 파리의 센 강변에서 그림을 그리는 ‘미술투어’ 등이다. 이런 여행을 즐기는 사람일수록 자기 경험을 남과 공유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위시빈은 자신이 다녀온 여행 일정을 다른 이와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관심 있는 지역에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일정과 여행 팁을 보고 자기 스타일대로 수정해 쓸 수 있다. 현재 16만2811개의 여행 일정이 위시빈에 올라 와 있다. 국내외 여행지에서 나홀로·효도·커플 여행 등 경우에 따라 참고할 만한 팁이 많다.

견적 내기가 쉽지 않은 여행 예산을 손쉽게 계산해 주는 앱도 있다. 스투비플래너다. 이 앱은 여행할 도시를 입력하면 항공권·교통·숙소·티켓 등 1인당 예상 경비와 이동구간별 교통편·숙박할인·공연예약 정보 등을 줄줄이 보여준다. 여행 전에 정보 탐색용으로도 좋고, 일정 변경이 많은 자유여행객이라면 여행 도중에도 수시로 쓸 만하다.

|무빗, 세계 주요도시 교통상황 제공
플레이윙즈, 할인 항공권 뜨면 알람

여행 중 경비를 관리할 때는 트라비포켓이 유용하다. 총 예산을 입력해 두고 돈을 쓸 때마다 기록해 두면 남은 돈이 자동으로 계산된다. 소비 목록을 식비·숙박·교통·관광·쇼핑 등으로 분류해 보여주는 등 ‘여행용 가계부’로 제법이라는 평이다. 이외에 여행지의 상세한 지도와 함께 맛집이나 숙박 정보를 볼 수 있는 앱 투어플랜비, 세계 주요 도시의 실시간 대중교통 정보를 제공하는 무빗 등도 인기다.

해외여행 경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항공권도 앱 예매가 대세다. 전 세계에서 최저가 항공권 검색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앱은 스카이스캐너다. 세계 각국의 저가항공 정보가 있고 다양한 일정별로 항공편을 검색할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최저가 항공권으로 유명한 인터파크투어도 모바일 앱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네이버가 제휴업체들의 항공권 정보를 모아 보여주는 네이버 항공권 검색도 있다.

하지만 항공권을 싸게 사보겠다고 준비 기간 내내 항공권만 검색하고 있을 순 없다. 이럴 때 유용한 앱이 플레이윙즈다. 여행지를 지정해 두면 여정에 맞는 할인항공권 정보가 뜰 때마다 스마트폰에 알람을 보내준다.


|여행사 도움 없이 정확한 정보 입수
패키지 대신 차별화된 여행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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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행과 정보기술(IT)의 융합은 글로벌 여행업계 전체에 흐르는 흐름이다. 세계 최대의 여행박람회인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ITB)는 최근 펴낸 ‘세계 여행 동향 리포트 2016’에서 소셜미디어나 여행 후기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우버 같은 공유 경제 트렌드가 여행산업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행지 선택부터 정보 취득 경로, 돈 쓰는 방식 등 모든 게 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이제는 소비자들이 여행사 도움 없이 훨씬 더 정확하고 검증된 정보를 입수하고 있다”며 “‘똑똑한 여행’의 시대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기존 여행사들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는 2014년 여행정보 제공 사업을 하는 자회사(투어팁스)가 만든 세계 주요 도시의 가이드북·지도 등을 앱으로 출시했다. 모두투어도 지난달부터 여행자가 언제 어디서나 관광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를 자체 여행정보 앱 ‘트립 인포 엠’에 추가하는 등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했다.

한국 찾는 외국인들은 ‘비지트서울’ ‘짜이서울’ ‘코자자’ 활용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에겐 어떤 앱을 추천하면 좋을까.

서울에선 ‘비지트서울(앱은 아이투어서울플러스)’을 가장 많이 찾는다. 영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태국어는 베타) 서비스가 되고 구글 번역기와도 연동돼 있어 유용하다. 내국인들도 서울 구경에 활용할 만하다.

국내 최대 관광 손님인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를 위한 앱으로는 짜이서울과 한유왕(韓游網)이 유명하다. 이들 서비스는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요즘 유커들을 위해 항공 예약부터 국내 지도·숙박·맛집·한류스타 콘텐트 등 정보를 제공한다. 백화점도 유커 유치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롯데그룹은 짜이서우얼과 제휴해 올 1월 말 여행 앱 톈톈러톈(天天樂添)을 내놨다.

한국판 에어비앤비로 주목받은 숙박 공유 앱 ‘코자자’도 외국인들에게 인기다. 한옥 스테이, 도시 민박 등 다양한 숙소 정보 플랫폼인 코자자는 지난해 미국의 여행자용 숙박 정보 사이트 트립핑에도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이 갈 만한 각종 명소의 티켓·쿠폰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인 ‘서울트래블서비스’ 앱도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빠른 모바일 인터넷을 무료로 체험해 볼 기회도 생겼다. SK텔레콤·삼성전자·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23일부터 연중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250명에게 최대 5일간 무제한 음성통화·데이터 5GB와 함께 최신 스마트폰을 무료로 임대해준다. 스마트폰엔 한국관광공사 여행 앱인 ‘비지트 코리아’가 기본 탑재된다.

박수련·최은경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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