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성큼 다가왔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여전히 냉각기다. 거래량이 지난해에 비해 반토막 났고 집값은 20개월 만에 하락했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7028건으로 지난해 3월(1만2975건)보다 45.8% 줄었다. 지난 2월(4969건)보다는 늘어난 수치지만 봄 이사철이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아파트 거래 감소는 강남 3구 등 서울 대부분의 지역에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380건)와 서초구(282건)는 지난해 2월에 비해 각각 50.8%, 61.2% 급감했다. 같은 기간 거래가 늘어간 곳은 서대문구(405건, 14.7%↑)가 유일했다.
주택 공급과잉 우려와 함께 지난 2월 수도권에서 시행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 심리가 꺾인 것이 주된 원인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기 때문에 매수자들이 집을 사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가 주춤하자 아파트값도 하락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보합세(0%)였던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달 0.01% 떨어졌다. 월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값이 떨어진 것은 2014년 7월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이다. 강여정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당분간은 매수 심리가 위축돼 관망세가 이어지겠지만,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강남권에선 매매 문의·거래가 늘고 있어 집값이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