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곽상도·정종섭 빨간 점퍼 부대…‘흰색 연대’ 3인 함께 출정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기사 이미지

31일 오전 대구지역 무소속 후보들이 금호강 둔치에서 공동 출정식을 가졌다. 류성걸(동갑)·권은희(북갑)·유승민(동을)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총선 레이스의 막이 오른 31일 대구 곳곳은 흰색과 빨간색 물결로 일렁였다.

여권 분열 대구는 ‘홍백전’
출마 좌절된 이재만도 거리 인사

흰색은 유승민(동을) 후보를 중심으로 권은희(북갑), 류성걸(동갑) 후보가 함께하는 무소속 연대의 상징색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9시 동구와 북구가 만나는 금호강 둔치에서 공동 출정식을 열었다.

유 후보는 친박계의 ‘탈당파 탄압 작전’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삼총사가 반드시 당선돼 (당으로) 돌아가 (대구에) 작대기만 꽂아도 되고, 후보를 여기저기 옮겨도 찍어주는 줄 아는 새누리당을 바로 세우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전날 최경환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장의 “2년간 복당 불가” 발언에 대해 “선거 후 그분들이 새누리당에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세 명 다 잘못된 공천으로 (당을) 나왔기 때문에 복당이 안 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기사 이미지

20대 총선 대구지역 새누리당 후보들이 31일 오후 범어동 시당사에서 무소속 후보들의 공동 출정식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곽대훈(달서갑)·김상훈(서)·윤재옥(달서을)·곽상도(중남)·정종섭(동갑) 후보(왼쪽 사진).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빨간 물결은 중-남구에서 시작됐다. 새누리당 곽상도(중-남) 후보는 오전 6시50분 명덕로터리에서 출정식을 열고 거리 인사에 나섰다. 곽 후보는 “유권자들의 말씀을 하나라도 더 새겨듣기 위해 남보다 일찍 선거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종섭(동갑) 후보는 오전 11시 신암동 평화시장 앞에서 출정식을 갖고 “우리 손으로 뽑은 박 대통령이 지난 3년 동안 경제를 살리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동안 국회는 뭘 했느냐”며 “국회에 개혁 세력이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주차관리를 하면서 이 모습을 지켜본 박병택(59·신암동)씨는 “아무래도 새누리당을 안고 나오는 사람이 유리하겠지…”라고 읊조렸다. 하지만 박씨는 “지금까진 다 투표했는데 이번엔 쫌 맘이 그라네요”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평화시장 입구에서 20년째 과일장사를 해 온 서정순(66·신암동)씨도 “(국회의원) 되고 나면 다 거서 거기더라꼬. 자꾸 그라믄 우야노 나라가…”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정종섭이가 장관이라고 도도하고 그런 게 없대. 악수할 때 내가 더러운 장갑 좀 벗을라카니 ‘개안심다’ 이러더라고…”라고 말했다.

반면 택시 운전을 하는 이만언(61)씨는 “류성걸이 한 번 더 밀어줘야 안캤나, 대구도 좀 변화가 있어야지”라고 말했다 . 새누리당 텃밭이었던 대구가 술렁이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동구의 용계삼거리에선 빨간 점퍼를 입은 한 남성이 “여러분 고맙습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목에 걸고, 연신 90도 인사를 하고 있었다. 새누리당의 ‘옥새파동’ 끝에 대구 동을에 출마할 수 없게 된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었다. 그는 “누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오늘) 선거운동을 해야 되는데… 5개월 동안 추운 겨울에 죽도록 고생하고 출마도 못하고…”라며 흐느꼈다.

대구=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