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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따른 불평등은 괜찮다”…‘젊은 표심‘ 중도 가까운 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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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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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1만 명. ‘20대 총선’에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20대 유권자 수입니다. 정치권은 20대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청춘리포트가 20대의 정치 이념을 분석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청춘 세대가 어느 정당에 투표할지 예측해봤습니다. 대다수가 중도 진보 성향을 보이는 20대가 이번 총선에 미칠 영향력이 궁금합니다. 물론 중요한 것은 투표율입니다. 젊은 세대의 높은 투표율을 기대하며 청춘리포트의 분석 결과를 소개합니다.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

‘흙수저‘와 ‘헬조선’이란 말로 한국 사회를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청춘들은 20대 총선에서 어떤 정당과 후보에게 표를 던질까. 청춘리포트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와 정치 데이터를 분석하는 비영리단체인 ‘사단법인 열린연구소’가 전국의 20대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치 성향 연구 조사’ 결과를 입수했다. 이 결과를 통해 ‘젊은 표심’의 향방을 가늠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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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젊은 층은 진보적’이라는 명제는 여전히 굳건했다. 무상급식,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 등 정치 현안과 관련한 14가지 질문을 제시하고 그 답변을 점수로 환산해 어떤 정치 성향에 속하는지 분류한 결과다. 보수적인 의견에 동의할수록 점수가 만점(112점)에 가깝고 진보적인 의견에 동의할수록 0점에 가까운데, 조사 대상 800명의 평균 점수는 39.7점이었다. 대다수 20대의 정치 성향이 ‘진보’에 가깝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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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84.8%(678명)가 진보 성향의 정치 이념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 진보 성향의 ‘고전적 자유주의자(519명)’와 ‘현대적 자유주의자’(147명), 진보 성향이 가장 강한 ‘민주사회주의자’(12명)로 분류된 응답자를 합한 수치다. 반면 보수적인 정치 성향(현대적·전통적 보수주의)의 20대는 15.2%(122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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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결과를 국내 정당의 이념 좌표에 대입해보면 이번 총선에선 20대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64.9%)을 차지하는 ‘고전적 자유주의’ 성향의 유권자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전적 자유주의는 능력 차이에 따른 불평등에 동의하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치 성향으로,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 공통적으로 포괄되는 정치 이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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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가 20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됐다. ‘영남=보수’ ‘호남=진보’라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20대의 경우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 지역은 강원·충청이었다. 다른 지역의 20대 응답자 중 ‘현대적 보수주의’에 속하는 응답자 비율은 10~15%대였지만, 강원·충청에선 28.1%가 ‘현대적 보수주의’에 속했다. 지역보다는 세대가 정치 성향을 구분 짓는 기준이 된 것이다. 울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는 김모(25)씨는 “경상도에 사니까 보수적인 정당을 찍어 줘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젊어진 수요일] 청춘리포트- 총선 앞둔 20대의 정치 이념

또한 20대 초반인 460명은 평균 점수가 41점이었고, 20대 후반은 37.9점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어릴수록 비교적 더 보수적인 성향을 나타낸 것이다. 열린연구소 이사인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대 초반의 대학생들보다는 사회생활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20대 후반이 현실에 대한 불만이 크고, 바꾸고자 하는 의지도 강해 더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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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세대를 향한 각 정당의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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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키워 일자리 해결 … 새누리 찍어야 정책 힘 실려

‘청년희망기본법’을 제정해 청년 맞춤형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청년희망아카데미로 미래인재를 양성하고 우수 중견기업과 취업 연계도 강화하겠다. 또 자립을 위해 ▶행복주택 공급 확대 ▶빈집 재정비를 통한 1~2인 가구 지원 ▶연합기숙사 확대 ▶학자금 대출 이자 금리 인하(2.7%→2.5%) ▶취약계층 청년 국가자격시험 응시료 지원 등도 추진하겠다.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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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로 주거난 해소 … 여당 독주 막을 힘 보태달라

대표적인 청년 공약은 청년일자리 70만 개 창출과 공공임대주택 5만 호 공급이다. 공공부문에서 34만 8000개(4년간), 민간부문 37만 개(4년간)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또한 기존 원룸 외에 1주택 2~4룸의 청년용 셰어하우스 임대주택으로 청년 주거난을 개선할 것이다. 기존 정부의 대책은 청년보다 기업에 혜택이 돌아가는 게 많았다. 청춘 유권자들이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해야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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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대출 금리 1.5%로 청년들이 만든 정책 펼 것

청춘을 위한 주요 공약은 ▶학자금 대출 고정금리 1.5%(학자금 반값 금리)▶국가장학금 및 장학금제도 사각지대 해소 ▶청년고용보험 도입과 청년구직수당 지급 등이다. 청년들이 직접 만든 정책이라 의미가 있다. 선거 때마다 정치권은 청년들을 호명하고, 투표율이 낮다고 꾸짖기도 한다. 청년들은 그런 부르짖음에 부응하고 정치에 참여했지만 한국 청년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 기미가 없다. 마지막 희망인 국민의당이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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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업 청년에 연 540만원 … 열정페이 사업장 엄벌할 것

정의당은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들을 내놓았다. 먼저 15~34세 미취업 청년에게 1년간 최대 540만원의 청년 디딤돌 급여를 지급하고, 근로 감독 강화로 열정페이와 최저시급 위반 사업장을 엄벌하겠다. 또 청년들의 반지옥(반지하·옥탑방·고시원) 탈출을 위해 대한주택공사가 보증하는 보증금 안심대출제도를 신설할 것이다. 정의당은 전체 당원의 30% 이상이 청년 당원이다. 청년들에게 진짜 필요한 맞춤형 공약을 실현하겠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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