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이 많아지는 봄철을 맞아 임진강 주변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일대가 안보 관광을 겸해 생태탐방, 트레킹·하이킹을 즐기는 ‘명품길’로 각광받고 있다. 임진강 생태탐방로, 평화누리길, DMZ(비무장지대) 자전거길이 그곳이다.
철책 따라 걷는 생태탐방로 9.1㎞
철새 도래지, 400m 주상절리 장관
생태탐방로는 임진각∼통일대교∼초평도 전망대∼임진나루 전망대∼율곡습지공원을 잇는 9.1㎞. 이곳은 군사 보안 문제로 1971년 민통선 내에 포함됐다. 경기도와 파주시는 육군 1사단과 협약을 맺고 그동안 23억원을 들여 폭 1m 정도의 군 순찰로를 1.5~3m로 넓히고 보도블록 등을 깔아 올해 초부터 일반에 본격 개방했다. 탐방로에는 전망대 4곳과 쉼터·화장실·난간 등이 갖춰져 있다.
이길재 경기도 DMZ정책담당관은 “두루미·독수리·가창오리 등 겨울 철새가 월동하는 ‘초평도’ 등 임진강 비경이 눈앞에 보인다”고 했다. 주변 강가에는 검은 현무암 기둥이 잇닿아 절벽을 이룬 높이 10여 m, 폭 400m 의 주상절리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개방은 매주 수∼일요일(월·화·법정공휴일 휴무) 5일간 이뤄진다. 경기관광공사는 해설사를 배치해 50명씩 나눠 하루 150명 이내로 탐방 코스를 안내한다.
‘평화누리길’은 김포∼고양∼파주∼연천을 잇는 184㎞ 구간에 2010년 개설했다. 논둑·밭둑·강둑·오솔길·산길 등 자연 상태를 살려 테마별 걷기 코스를 만든 게 특징이다. 파주를 지나는 4개 코스(총 61㎞) 가운데 반구정∼장산전망대∼화석정∼율곡습지공원(13㎞)간 평화누리길 8코스가 생태탐방로와 연결돼 있다.
이재홍 파주시장은 “철책선 주변을 따라 뻗어 있는 생태탐방로와 평화누리길은 분단 현장을 체험하고 임진강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생태탐방로와 평화누리길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경기도·파주시·경기관광공사는 생태탐방로 전면 개방을 기념해 선착순 1000명을 대상으로 생태탐방로와 평화누리길 8코스를 연계해 다음달 30일 ‘2016 평화누리길 걷기’ 행사를 연다. 율곡습지공원∼생태탐방로∼장산전망대∼화석정∼율곡습지공원(9㎞) 구간에서 열린다. 참가비는 1인당 1만5000원이며, 등산스틱 세트가 기념품으로 지급된다. 참가 희망자는 오는 31일 오전 10시부터 평화누리길 걷기행사 공식 홈페이지(www.walkyourdmz.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자전거를 타고 임진강 주변 민통선 일대를 돌아보는 ‘DMZ 자전거 길’도 빼놓을 수 없다. 임진각을 출발해 통일대교∼군내삼거리∼초평도 주변 등 총 17.2㎞를 왕복하는 게 기본 코스다. 초급자는 임진각에서 초평도 인근 64통문까지 왕복 14㎞를 선택해 달릴 수도 있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지난 27일을 시작으로 4월 24일, 5월 22일, 9월 25일, 10월 23일 등 올해 총 5차례 DMZ 자전거 투어를 개최한다. 모든 투어는 넷째주 일요일 오후 1시에 시작된다.
홍재걸 경기관광공사 차장은 “2010년 시작된 DMZ 자전거 투어는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는 임진강 주변과 민통선 지역의 자연 생태계를 감상하면서 생생한 안보 현장도 둘러보는 국내 유일의 행사”라고 했다.
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