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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행사에서 신입생에 막걸리 끼얹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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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모 대학교의 한 동아리 신입생 환영회에서 선배가 신입생에게 음식찌꺼기 등이 든 막걸리를 끼얹는 모습. [사진출처=페이스북]

부산의 모 대학교 한 동아리행사에서 선배들이 신입생에게 음식찌꺼기 등이 든 막걸리를 뿌려 말썽이 되고 있다.

27일 오후 페이스 북에는 한 장의 사진과 함께 글이 올랐다. 모 대학 신입생 형이 올린 이 글에는 “동생이 다니는 학과에서 신입생 환영회, 전통이랍시고 술에 뭘 섞어서 뿌리는 행사를 했다는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학우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 글 밑에는 동아리 복을 입은 신입생이 쭉 도열해 있고, 여학생 선배가 뭔가를 신입생 머리에 끼얹는 장면의 사진이 공개됐다. 지난 11일 있었던 신입생 환영행사에서 선배들이 고사를 지내고 남은 두부와 김치 등 음식물 찌꺼기를 넣은 막걸리를 신입생에게 끼얹었다는 것이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부모님이 돈 열심히 벌어 (대학) 보내놨더니 애들한테 저 지랄하네” “자신들도 하기 싫었던 전통인데 그걸 또 하네” 같은 비난 글이 잇따르고 있다.

말썽이 일자 이 학과 학생회장과 부회장은 사과글을 페이스 북에 올렸다. 이 글에서 학생회장은 우선 “이 행사의 취지가 절대 신입생들의 군기를 잡거나 억압하려고 했던 취지가 아니고 참석 여부 또한 강제로 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의 행사가 한 학회의 창설을 기념하고자 하는 자리였다”며 “올 한해 학회가 나쁜 일 없이 잘 운영되라는 의미에서 고사를 지내고 축문을 올렸으며, 이런 과정에서 함께 잘 극복해나가자는 의미에서 학회장과 신입생들이 같이 막걸리를 맞는 과정이 있어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신입생들의 의사를 묻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학우들은 제외했다”는 글도 덧붙였다.

학생회장은 그러나 “이 과정을 '액땜'이라는 명목 하에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 과의 책임자 된 입장에서 제지하지 못한 점 또한 반성하고 있다”며 “이 일로 상처를 받았을 신입생과 가족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진상조사에 나섰다. 학교 관계자는 “관련 동아리 학생들이 연락이 27일 닿지 않는다”며 “28일 등교 뒤 진상을 조사해 징계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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