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상위 10명 중 7명 ‘문재인 인사’…김종인 뒤통수 친 중앙위

중앙일보

입력 2016.03.23 02:58

업데이트 2016.03.23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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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는 해냈다.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가장 더불어민주당다운 절차를 밟아 자랑스러운 비례대표 후보자를 선출했다.”

22일 오전 3시20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더민주 중앙위원회가 비례대표 후보자 25명의 순번을 정하는 투표를 끝낸 뒤 발표한 결의문이다. 더민주 중앙위는 지난 20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제안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거부한 뒤 당 대표 몫의 4명(김 대표 본인, 박경미 교수, 최운열 교수, 김성수 대변인)을 제외한 순번을 모두 확정했다. 김 대표의 비례 공천권에 대한 중앙위의 ‘반란’이 성공한 셈이다.

어제 새벽 중앙위선 무슨 일이
임미애 전 혁신위원 남편이 1위
당선권 밖 5명을 상위권 올려놔

중앙위 순위 투표에선 당선권에 포함되는 상위 득표자 10명 중 7명이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와 2012년 대선캠프 인사들로 채워졌다. 1위는 농어민단체가 추천한 김현권(51) 의성한우협회 회장이었다. 그는 김 대표가 주도한 명단에선 당선권과 거리가 있는 C그룹(20~43위)에 속했었다. 서울대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임미애 전 혁신위원의 남편이다. 2위와 3위도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이철희 전략홍보본부장과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였다.

4위는 민변 사무처장 출신의 이재정(41)씨로, 경제전문가 그룹을 우선 배치하려던 김 대표의 구상과 맞지 않는 인사였다. 5위와 7위에 이름을 올린 문미옥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과 권미혁 방문진 이사 역시 문 전 대표가 영입해 당에 합류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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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제윤경 주빌리은행 상임이사(6위), 이태수 꽃동네학교 교수(8위), 유영진 부산시약사회장(9위)은 지난 대선 당시 문 전 대표의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정춘숙 전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10위)는 당 혁신위원 출신이다. 1~10위 가운데 5명이 C그룹에서 일약 당선권으로 진입했다.

반면 김 대표 명단에서 당선권인 A·B그룹(1~20위)에 포함됐던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과 이재서 총신대 교수, 이덕환 서강대 교수, 조희금 대구대 교수 등은 탈락권으로 밀려났다. 친노 패권주의를 청산했고, 청산됐다고 대외에 공표했던 김 대표 입장에선 뒤통수를 맞은 셈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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