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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겨운·끔찍한 단어 자주 써…트럼프 어휘력은 7학년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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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IS의 머리를 베어버리고, 그들의 석유를 가져오겠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내놓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대응전략이다. 복잡한 국제 정세는 생략한 채, 간단하고 직설적 표현으로 유권자의 감정을 자극한다. 짧고 거친 말은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적 우위에 선 비결로 꼽힌다. 그는 “역겨운 기자들, 끔찍한 사람들(Disgusting reporters, horrible people)”같은 표현도 썼다.

미국 카네기멜런대 언어능력 분석
샌더스 12학년, 클린턴은 9학년
문법은 링컨 11학년, 부시 5학년

미국 카네기멜런대 언어기술연구소(LTI)는 주요 대선 후보와 전·현직 대통령들의 어휘·문법 수준을 분석한 보고서를 지난 17일 발표했다. 분석에는 이들의 연설문이 사용됐다. LTI 측은 “‘이기다(win)’는 3학년을 대상으로, 성공적(successful)은 더 고학년을 대상으로 할 때 등장한다”며 어휘 수준의 예시를 제시했다. 또 “문법의 경우 더 높은 교육 수준에서 종속절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들은 대체로 6~8학년 수준의 문법을 구사했다. 다만 트럼프는 6학년 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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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력에선 더 차이가 두드러졌다. 민주당 뉴햄프셔 경선의 승리 연설을 바탕으로 한 샌더스의 어휘력은 12학년(고3) 수준이었다. 트럼프는 어휘력에서도 7학년(중1)으로 꼴찌였다. 트럼프는 지난해 보스턴글로브의 언어능력 분석에서도 ‘거대한(huge)’ ‘소름끼치는(terrible)’ ‘아름다운(beautiful)’ 같은 초급 단어를 주로 쓴다는 평가를 받았다.

클린턴의 경우 연설마다 어휘 수준에 차이가 발생했다. 그는 네바다주의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선 6학년, 뉴욕시 숌버그흑인문화연구소에선 11학년(고2) 수준의 어휘를 구사했다. 연구진은 “청중에 따라 단어를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현직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문법을구사한 이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었다. 연구진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이라는 표현으로 유명한 그의 게티즈버그 연설문 문법이 11학년 수준이라고 봤다. 잦은 말실수와 문법 오류로 비웃음을 샀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가장 낮은 5학년 수준의 문법을 사용했다. 어휘력에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1학년 수준으로 가장 높았고,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0학년(고1) 수준이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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