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영입 1호’ 인사로 입당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18일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김 전 본부장은 “공정한 경선을 치르겠다”며 인천 계양갑 출마를 선언했지만, 인천도시공사 상임감사를 지낸 유동수 공인회계사와의 경쟁에서 패했다. 진보성향의 시민단체인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김 전 본부장을 공천부적격자로 지목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김종인 대표의 당 체질 개선 작업이 경선에서 제동이 걸린 사례여서 파장이 일 수도 있다.
현역 의원 이윤석도 경선서 고배
정청래 떠난 마포을, 손혜원 공천
더민주 경선에선 이윤석(재선·전남 영암-무안-신안)·김광진(초선 비례·전남 순천) 의원 등 현역 2명도 탈락했다. 테러방지법 처리에 반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1번 타자’였던 김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벽을 넘지 못했다”는 글을 올렸다. 남인순(초선 비례·서울 송파병) 의원은 경선을 통과했다. 이로써 더민주에서 지금까지 탈락한 현역 의원은 29명으로 늘었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의 한 측근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해 탈당을 선언한 진영 의원이 20일께 입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김 대표는 진 의원 영입에 오래전부터 공을 들여왔다. 지난 16일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진영 장관 우리가 모셔오죠”라고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자 김 대표는 “이미 우리 당에 오시기로 했습니다”는 답을 보냈다고 한다.
진 의원이 입당하면 더민주는 ‘야당의 불모지’ 용산에서 내리 3선을 한 인사를 당의 후보로 낼 수 있게 된다. 진 의원은 이미 지역 사무실 간판에서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기호 1번’이라는 글씨를 가려 버렸다. 김성곤 전략공천위원장은 18일 “김 대표, 참 대단해”라며 “용산에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겠다고 하자 김 대표가 ‘용산은 여당 공천 결과를 보고 결정합시다. 일단 비워 둬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김 대표가 비워 놓으라고 한 지역구는 용산이 유일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가까운 손 위원장도 “김 대표는 ‘진박(진실한 친박) 논쟁’으로 진 의원이 불합리하게 탈락될 가능성을 보고 일찍부터 의견을 교환해온 것으로 안다”며 “진 의원의 야당행은 두 사람의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던 김 대표와 부위원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 대표 측은 “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기초연금 20만원을 주겠다던 공약을 후퇴시켰을 때 반기를 들었다가 쫓겨난 분”이라며 “경제 실정과 공약 뒤집기를 비판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더민주는 또 손혜원 홍보위원장을 정청래 의원이 물러난 서울 마포을에 전략공천하는 등 9명을 단수공천 했다. 공천 배제됐던 윤후덕(초선·파주갑) 의원은 재심을 거쳐 단수공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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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전정희 의원 패배=국민의당 경선에선 더민주를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한 전정희(초선·전북 익산을) 의원이 조배숙 전 의원에게 패해 탈락했다. 국민의당은 김영환(4선·안산 상록을)·정호준(초선·서울 중-성동을) 의원 등 단수공천자 19명도 발표했다. 박준영(전남 영암-무안-신안) 전 전남지사는 김재원 전남도당 상임부위원장과 경선에서 맞대결한다.
글=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