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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 25명 중 14명 범친노…김종인 측 “이게 국민 눈높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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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작업이 8부능선을 넘었다. 14일 현재 253개 지역구 가운데 206개 지역(81.4%)에 대한 공천심사를 마쳤다. 이 중 164곳의 후보가 확정됐다. 단수공천자 150명에, 이날 17곳 경선 결과 14명 후보가 가려졌다.

지난 총선 당선된 친노 49%인데
이번 공천·경선 오른 친노는 26%

본선 진출이 확정된 164명 중 현역 의원은 58명이다. 더민주 소속 108명 의원 중 25명은 공천에서 탈락했고, 5명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19명은 결선투표 등 경선을 거쳐야 하고 비례대표 김기식 의원의 거취는 미정이다. 불출마 선언까지 포함하면 14일 현재 현역의원 교체율은 27.8%(30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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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자들의 면면을 볼 때 더민주 권력 지형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장담한 대로 일단 친노무현계(친노)의 후퇴가 뚜렷하다.

지금까지 공천이 확정된 친노 인사는 43명이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나 정부 부처에서 근무한 인사들, 열린우리당을 통해 정치에 입문한 인사들, 노 전 대통령과 같은 노선을 걸어왔던 인사들 중 더민주 당직자들에게 확인 과정을 거쳐 분류한 결과다. 전해철·김태년·홍영표 의원 등과 정태호(관악을) 전 청와대 대변인, 백원우(시흥갑) 전 의원, 김경수(김해을)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14명은 경선을 남겨놓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 등 불출마자(5명)를 제외한 25명의 공천탈락 의원 중엔 친노 의원이 14명(66.7%)으로 전체의 3분의 2다. 문희상·유인태·윤후덕·김현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전병헌·강기정·정청래 의원 등도 범친노로 분류된다. 익명을 원한 친노 의원은 공천 결과에 대해 “사실상 친노 학살”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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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대표가 주도한 공천으로 이 같은 결과가 만들어졌다. 한 당직자는 “친노 인사들이 공천을 받은 곳의 상당수가 험지”라며 “한명숙 체제에선 비례대표가 친노 ‘수혈’의 창구였지만 이번엔 그럴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친노 인사의 빈자리는 비노나 중도성향 인사들이 공천을 받았다. 206개 지역구 중 149곳(72.3%)에 달한다.

친노 진영은 타격을 입었지만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은 요충지에 대거 공천을 받았다, 양향자(광주 서을) 전 삼성전자 상무, 오기형(도봉을) 변호사, 표창원(용인정) 전 경찰대 교수, 김병관(성남 분당갑) 전 웹젠 이사회 의장, 김정우(군포갑) 세종대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은 문 전 대표의 ‘복심’으로 불렸던 최재성 의원의 지역구(남양주갑)에 전략공천됐다.

김 대표의 핵심 측근은 “김 대표도 신진인사들이 새로운 당의 주축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김 대표는 이번 공천에서 특정 계파에 대한 척결을 겨냥한 게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역 누른 원외들=14일 밤 발표된 17곳 경선 결과 유대운·김기준·이상직·김우남 의원 등 현역 의원과의 대결에서 원외인사들이 승리했다. 황희(양천갑) 전 청와대 행정관, 박용진(강북을) 전 민주당 대변인, 최형재(전주을) 전북대 교수, 오영훈(제주을) 전 제주도의회 의원 등이다. 또 ‘세작’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김경협(부천 원미갑) 의원, 최고위에서 ‘봄날은 간다’는 노래를 불렀던 유승희(성북갑) 의원, 그리고 은수미(성남 중원) 의원도 경선을 통과했다. 완주-진안-무주-장수에선 박민수 의원이 안호영 변호사와 맞붙는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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