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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게 가장 아름답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70호 28면

2015년 에르메스가 첫 선을 보인 시계 ‘슬림 데르메스’ 컬렉션이 더욱 다채로워졌다. 지난해 에르메스는 울트라-씬 무브먼트 H1950을 탑재한 남성용 슬림 데르메스 39.5㎜와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 그리고 여성용 32㎜·25㎜ 쿼츠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는 매뉴팩처 39.5㎜ 여성용 버전을 새로 출시하고 울트라-씬 무브먼트와 사파이어 블루, 엘리펀트 그레이, 심플 블랙 등 다양한 컬러의 악어가죽 스트랩을 장착했다. 남성용 컬렉션은 스트랩뿐 아니라 다이얼에도 컬러를 더했다. 이달에 있을 바젤 시계보석박람회에 처음 선보일 남성용 시계는 슬레이트 그레이 다이얼에 엘리펀트 그레이 악어가죽 스트랩이, 미드나잇 블루 다이얼에 매트 인디고 스트랩이 장착된다.

‘최상’ 수식어보다 기술과 하모니 이루는 미학 중시 슬림 데르메스 시계의 매뉴팩처 심장부는 울트라-씬 무브먼트 H1950이다. 2.6㎜ 두께에 42시간 파워리저브 기능을 가졌다. 마이크로 로터로 오토매틱 와인딩이 가능하고 수작업 챔버링으로 마무리되며 모든 에르메스 무브먼트가 그러하듯 전통적인 H 모티브로 장식돼 있다.


여기까지가 슬림 데르메스 시계 메이킹 기술력에 대한 서술이다. 에르메스는 ‘최고’ ‘최상’이라는 수식어 보다 하이테크 기술과 하모니를 이룰 수 있는 미학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 ‘슬림(slim) 데르메스’라는 이름도 ‘울트라-씬’이라 불릴 만한 얇은 두께의 무브먼트 보다는 간결하고 순수한 절제의 미학을 지향하고 있다는 표현이다.


슬림 데르메스의 감각적인 아름다움은 다이얼을 수놓고 있는 숫자판에서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프랑스의 유명한 그래픽 디자이너 필립 아펠로아가 디자인한 숫자들은 얇고 간결하면서도 리드미컬한 감각을 보여준다. “작곡가가 7개의 음만으로도 장엄한 협주곡을 오선지에 완성하듯, 가장 기본적인 것을 바탕으로 디자인했다”고 설명하는 아펠로아는 “인간의 몸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하고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한 획으로 그려진 숫자들은 슬쩍 보아도 정확하게 시간을 알 수 있도록 시계의 자연스러운 기능에 충실한 모습이다. 숫자들은 중간 중간 선이 끊겨 있는데 이는 “음악에서의 쉼표와 같이 시간이라는 악장의 쉼표”라는 게 아펠로아의 설명이다.


에르메스의 가죽 스트랩은 아틀리에 장인들이 브랜드의 DNA라 할 수 있는 마구와 가죽 제작 기술을 총동원해 수작업으로 만든다. 시계 회사의 자존심인 매뉴팩처 기술, 브랜드 고유의 마구 제작 기술과 가죽 장인 정신, 그리고 그래픽 아트까지 결합된 클래식한 우아함의 결정체가 바로 슬림 데르메스다.


에르메스는 현재 서울 에르메스 도산 메종에서 아티스트 에릭 버네스가 아펠로아의 숫자 폰트들과 11개의 슬림 데르메스 시계를 활용해 완성한 비디오 퍼포먼스 작품을 전시중이다. 이 전시는 3월 15일부터 한 달 간 에르메스 롯데월드 에비뉴엘 타워점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전시될 예정이다.


글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 에르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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