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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샤라포바, 약물 파문에도 괜찮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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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 [사진 슈가포바 홈페이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29·러시아)가 금지 약물 복용이 적발됐다. 하지만 여론이 싸늘하지는 않다.

샤라포바는 8일 미국 LA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호주 오픈 약물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국제테니스협회(ITF)는 지난 3일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사실을 샤라포바에게 전했다. 샤라포바는 "매일 큰 책임감과 프로의식을 느끼고 있다.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팬들과 내 스포츠를 실망시켰다"고 고백했다.

샤라포바가 사용하다 적발된 약물은 멜도니움이다. 멜도니움은 협심증, 심근경색, 허혈증 등에 복용하는 약물로 리투아니아, 러시아 등 동유럽에서는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는 아직 받지 못했다. 멜도니움은 세포 에너지 메타볼리즘(신진대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효소군인 카르니틴 아세틸 전달효소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소 빈혈이나 혈류가 막힌 것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지만 한 번에 많이 섭취하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샤라포바는 마그네슘 결핍과 불규칙한 심작 박동 등 심장 문제를 치료하기 위해 2006년부터 멜도니움을 복용해왔고,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올해부터 멜도니움을 금지 약물로 등록됐다. 샤라포바는 "WADA에서 보낸 금지약물 목록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았다.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 1월 26일 호주오픈 경기에서 미국의 세리나 윌리엄스와의 준준결승(8강)을 앞두고 도핑테스트를 받았다. 이 경기에서 졌다. 이후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BNP 인디언웰스 파리바오픈 불참을 선언했고, 카타르오픈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샤라포바의 기자회견 직후 ITF는 웹사이트를 통해 오는 12일부터 샤라포바의 경기 출전이 잠정적으로 금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번 사태에 대한 징계 수위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AP통신에 따르면 샤라포바에 대한 징계 수위는 최악의 경우 몇년이 될 수도 있지만 '의도하지 않은 실수'로 인정되면 처벌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크레그 리디 WADA 회장은 "멜도니움 복용으로 유죄가 판결된 선수는 일반적으로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샤라포바의 약물 복용 파문에도 여전히 그를 향한 후원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오리건대 스포츠 마케팅센터 폴 스완가르드는 "샤라포바는 마케팅 능력이 탁월한 선수라 스폰서나 후원 등이 많이 끊기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샤라포바를 좋아하는 것은 테니스 실력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샤라포바에게 후원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의 미모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샤라포바는 실력과 스타성을 모두 겸비한 선수다. 2004년 윔블던 오픈에서 우승한 그는 그랜드슬램 통산 5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광고 수입과 사업 등을 통해 11년 연속 가장 많은 수입을 벌어들인 여자 선수가 되기도 했다. 샤라포바는 "내 경력을 끝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며 선수생활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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