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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싸고 수익률 높아…상장지수펀드 올 들어 2조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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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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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올 들어 2개월여 만에 순자산액이 2조4000억원 불어났다. 새로운 형태의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데다 투자 비용까지 낮아지고 있다.

운용보수 연 0.05%까지 내려
코스닥 편입 등 종류도 다양해져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ETF 순자산액은 연초 21조6300억원에서 지난 5일 현재 24조33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초 ETF 순자산액이 19조6000억여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2개월 만에 지난 1년치 증가액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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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는 특정 지수나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이를 상장시켜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되도록 만든 상품이다. 펀드에 비해 사고팔기가 쉽다. 비용도 더 저렴하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수수료와 보수 등으로 투자액의 1% 이상을 부담해야 하지만, ETF의 총보수는 높아도 0.2% 정도다.

최근엔 총보수 인하 경쟁까지 시작됐다. 삼성자산운용이 코스피200지수 연동형 ETF의 총보수를 0.15%로 낮추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0.05%까지 인하했다. KB자산운용의 0.07%보다 낮은 업계 최저 수준이다.

그렇다고 ETF의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중앙일보의 2015년 펀드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 10개 중 4개가 ETF였다. TIGER헬스케어 ETF는 103%의 수익률로 전체 펀드 중 1위를 차지했다.

인기가 높아지자 상품의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3일 상장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일본닛케이225(H)’ ETF는 일본 닛케이225지수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국내 최초의 ETF다.

닛케이지수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 주식시장 상장 종목 중 유동성이 높은 225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1부 상장 종목 전체로 구성된 토픽스 지수 연동형인 기존 일본 ETF와 비교할 때 대형 우량주 투자 비중을 높일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난해 새로 등장한 코스닥150지수 관련 ETF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지수가 나오기 전에 코스닥 관련 ETF는 3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코스닥150 ETF와 코스닥150레버리지 ETF 6개가 출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코스닥150지수의 상승하락폭을 2배로 반영하도록 만든 레버리지형은 하루 100만 주 이상씩 거래되는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지수에 연동된 ETF는 거의 대부분이 코스피200지수를 따라가는 것이었다”며 “코스닥150 관련 ETF의 선전은 상품 다양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의 KStar V&S 셀렉트밸류 ETF도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부분의 ETF가 특정 주가지수나 상품지수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수동형(패시브형)인데 반해 이 상품은 적극운용형(액티브형)으로 분류된다. V&S투자자문이 60개 종목을 골라 구성하는 셀렉트벨류 지수에 연동하기 때문이다. 몇 가지 지수를 함께 추종하는 혼합형 ETF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1월 상장된 KODEX 배당성장채권혼합 ETF는 코스피 배당성장50지수를 30%, 3년물 채권지수(KTB지수)를 70% 편입해 구성한 상품이다.

지수의 움직임을 거꾸로 따라가는 인버스형 ETF와 인버스 레버리지 ETF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KINDEX골드선물 인버스2X ETF는 도쿄상품거래소 골드선물지수를 반대로 따라간다. 골드선물지수 상승하락폭의 2배를 반영한다.

물론 ETF 역시 투자상품인 만큼 손실을 볼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 형태의 ETF는 지수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향과 반대로 움직일 경우 손실이 2배로 커지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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