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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만에 처음, 바나나맛 나는 초코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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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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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의 장수 제과 브랜드인 ‘초코파이 정(情)’이 바나나맛으로 출시됐다. 새로운 맛이 나온 건 1974년 초코파이 출시 이후 42년 만에 처음이다. 오리온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초코파이의 신제품인 ‘초코파이 정 바나나’를 출시한다고 7일 발표했다.

오리온, 60돌 맞아 새 제품
20여 가지 후보 중에서 낙점

오리온(당시 동양제과)이 초코파이를 출시한 건 73년 김용찬 당시 과자개발팀장이 미국 조지아 출장길에 한 호텔 카페에서 초콜릿 파이를 먹어본 게 계기가 됐다. 초콜릿을 입혔는데도 촉촉함이 살아 있는 과자의 맛에 충격을 받았던 김 팀장은 서울로 돌아와 개발에 돌입했다. 그는 수백 번의 실험 끝에 이듬해 비스킷·마시멜로·초콜릿이 어우러진 초코파이를 개발했다.

첫 초코파이는 무게 48g에 개당 가격이 50원이었다. 당시 짜장면 한 그릇이 150원(2016년 3월 요기요 서울·광역시 평균 4594원)이었으니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약 1531원인 셈이다. 지금은 개당 39g에 400원(편의점 기준)이다.

바나나맛 개발을 시작한 것은 40년이 지난 2013년. 회사 설립 60주년을 기념해 뭔가 이벤트가 필요했다. 개발은 입사 이후 초코파이만 개발한 강수철 파이개발팀장이 맡았다.

강 팀장 등 10여 명의 연구원은 3년간 딸기·헤이즐넛 등 20여 가지 맛을 후보로 올렸다가 바나나맛을 최종 낙점했다. 오리온은 마시멜로 부분에 바나나 원물을 넣어 부드러움과 바나나의 풍미를 극대화하고, 비스킷 부분에는 우유·계란 함량을 늘렸다. 이 때문에 크기는 약간 커졌고(지름은 7㎝로 유지하고 높이가 2.5㎝에서 2.6㎝로 높아짐) 질감은 폭신폭신해졌다.

오리온은 바나나맛 초코파이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윤현호 오리온 부장은 “일본에 가면 ‘도쿄 바나나’(바나나맛 빵)를 먹고, 타이베이(臺北)에 가면 파인애플 케이크를 사는 것처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바나나맛 초코파이를 찾도록 마케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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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는 중국·러시아·베트남 등에서도 인기다. 오리온은 지난해 국내에서 1020억원어치 초코파이를 팔았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국내 매출의 3배 가까이 되는 30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약 22억 개가 팔렸다. 국가별로는 중국(1860억원), 러시아(630억원), 베트남(520억원) 순이었다. 오리온은 국내 반응을 지켜본 뒤 해외에서도 바나나맛 초코파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리온 스스로 초코파이의 독창성을 건드리지 않겠다며 미니 초코파이나 향 첨가 등을 금기시했는데 바나나맛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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