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고객 발 맞춤형 인솔 제작…몸 하중 분산, 외부 충격 흡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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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신발장인 마티아스 부다가 고객에게 인솔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임성필

독일 신발장인이 상주하며 신발 바닥에 까는 깔창인 ‘인솔(Insole)’을 맞춤 제작해 주는 매장이 지난달 26일 문을 열었다.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4층 슈즈 전문관에 있는 슈마이스터 라운지-워킹온더클라우드(이하 슈마이스터 라운지)다. 이곳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증축·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선보인 공간 중 하나다.

독일 신발장인 매장 상주

인솔은 발에 집중되는 하중을 발바닥 전체에 분산시키고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발바닥에서 움푹 파인 부분인 족궁(足弓·일명 발아치)을 보호한다. 족궁은 걷거나 달릴 때 외부 충격을 흡수한다. 발에 달린 스프링인 셈이다.

평발이거나 족궁이 너무 오목하면 충격을 흡수하기 쉽지 않아 오래 걷거나 서 있을 경우 다리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인솔을 깔아주면 좋다. 배드민턴이나 골프처럼 한쪽 발바닥에 하중이 많이 가해지는 운동을 할 때 인솔을 깔면 발에 하중을 골고루 분산시킬 수 있다.

풋 스캐너로 발 상태 정밀 측정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슈마이스터 라운지 매장. 프리랜서 임성필

슈마이스터 라운지 이형주 팀장은 “무릎부터 발목까지 뼈가 휜 경우 서 있을 때 양쪽 발이 가운데로 모이고 체중이 안쪽으로 쏠리면서 통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인솔 바깥쪽을 두껍게 제작해 깔아주면 발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며 “매장을 찾은 20~30대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슈마이스터와 상담하고 변형된 발 상태를 확인한 뒤 인솔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인솔은 개인의 발 높낮이, 발 볼 크기, 발등 둘레, 족압 분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작된다. 인솔 제작 과정은 매장에 비치된 풋 스캐너(foot scanner)에 발 모양을 측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스캐너 위에 맨발로 올라서면 발바닥 어느 부분에 체중이 실리고 있는지 색의 명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때 발아치 폭을 비롯해 발의 특정 부분에 체중이 실려 모양이 변형된 상태 등을 진단한다. 연령, 직업, 특정 병력 여부 등의 상담도 한다. 인솔의 재질은 코르크, 가죽, 고무, 탄소섬유, 플라스틱 수지 등이다. 맞춤 인솔을 만드는 데는 보통 1주일 정도 걸린다. 오는 31일까지 인솔을 신청하면 워킹화 ‘요넥스워킹슈즈’를 받을 수 있다. 02-3479-1575.

인터뷰 ‘슈마이스터’ 마티아스 부다

독일에서는 인솔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장인이 정부 차원에서 양성되고 있다. ‘슈마이스터(Schuhmeister)’로 불리는 독일 신발장인인 마티아스 부다(36)를 만나 슈마이스터의 역할과 인솔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다.

-독일 신발장인인 슈마이스터는 무엇을 하나.

“슈마이스터는 1,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전쟁 피해로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이 늘자 독일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한 신발장인이다. 슈마이스터는 9년 이상 신발 제작 방법 교육을 받는다. 국가 공인 시험을 통과해야 정식으로 슈마이스터가 된다. 보통 걸음걸이가 불편한 사람에게 정형 신발과 인솔을 제작해 주고 있다.”

-독일에서 인솔은 대중화됐나.

“한국에서는 인솔이 아직 생소한 개념이라고 들었다.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 같은 유럽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인솔을 제작해 신체적 균형을 맞추고 있다. 독일에서는 국민 10명 중 7명은 인솔 1~2개를 구매하는 대중적인 물품이다. 최근 5년 사이 인솔을 구매하는 고객층이 기존의 장노년층에서 젊은층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하이힐을 오래 신거나 잘못된 운동 습관으로 발바닥이나 뒤꿈치에 통증을 느끼는 이가 많이 찾는다. 자녀 키 성장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엄마들의 관심도 부쩍 늘었다. 12세 전후의 아동들이 인솔을 착용하면 잘못 형성된 족궁 형태를 교정하고 평발과 안짱다리, 팔자걸음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슈마이스터가 제작하는 인솔의 특징은.

“인솔은 변형된 발을 바로잡기 위한 클리닉 보조도구다. 발 변형 정도와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정확한 진단과 측정이 필수적이다. 변형 부분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정밀하게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슈마이스터는 개인의 발 형태에 맞는 인솔을 제작할 수 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