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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주름 장식 넣은 컵 제주 풍경 담은 접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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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 브랜드 이딸라와 패션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가 꽃을 주제로 만든 식기류. 이탈리아 건축가 알레산드로 멘디니(왼쪽 사진)가 한국도자기 접시에 문양을 그리고 있다.

올봄 식기류에서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협업)’ 바람이 거세다.

식기에 예술을 입히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컵으로 물을 마시고 유명 화가 그림이 있는 접시에 음식을 담을 수 있다. 작가의 손길이 덧입혀진 하나의 예술작품이 식탁 위를 장식하고 있다.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유명 디자이너·화가·셰프
‘컬 래버레이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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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 브랜드가 앞다퉈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한정판 식기류 제품을 내놓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화가·셰프 등 협업하는 분야도 넓어졌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가 디자인에 참여해 단순한 그릇이 아니라 집안을 꾸미는 인테리어용이나 장식품으로도 손색 없는 제품을 선보인다.

집 안 장식품으로 손색 없어

패션 브랜드와 손잡은 브랜드가 눈에 띈다. 북유럽 생활용품 브랜드 이딸라는 아시아 패션브랜드 이세이 미야케와 협업해 ‘이딸라×이세이 미야케 홈 컬렉션’을 내놓았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동서양의 브랜드가 만나 견고한 도자기와 부드러운 천의 조화가 살아 숨쉬는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만들어졌다. 이세이 미야케를 상징하는 독특한 주름 장식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오각형 모양의 도자기와 유리 제품 등 30여 개 품목으로 이뤄졌다.

도자기 브랜드 로얄코펜하겐은 국내 디자이너 장응복과 협업해 한국 혼례문화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담은 ‘로얄 웨딩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놓았다. 한식의 정갈한 맛을 살려주는 한식기, 찻잔, 사각 접시를 비롯해 식탁보로 활용할 수 있는 천연 실크 소재의 보자기 등 자주 사용할 수 있는 품목들로 구성됐다.

한국로얄코펜하겐 오동은 대표는 “리빙·식기 업계는 물론 패션·뷰티 등 소비재 산업 전반에서 컬래버레이션이 활발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컬래버레이션에 참여한 각각의 브랜드가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조화를 잘 이뤄 소비자의 만족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셰프와 협업한 브랜드도 눈길을 끈다. 주방용품 브랜드 르크루제는 김대천·윤화영·이찬오 3명의 유명 셰프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셰프들의 전문적인 감각과 실용성을 강조한 그릇인 ‘셰프 컬렉션’을 출시했다. 김대천 셰프는 어두운 도시를 떠올리며 직접 선택한 짙은 회색의 그릇 세트, 윤화영 셰프는 프랑스 국기 색을 모티브로 한 빨강·파랑·흰색의 화사한 접시류, 이찬오 셰프는 붓으로 그린 듯한 독특한 문양이 들어간 접시류를 각각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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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용품 브랜드 르크루제가 국내 3명의 유명 셰프와 협업해 만든 ‘셰프 컬렉션’(왼쪽)과 이왈종 화가의 그림을 입힌 한국도자기 접시.

화가나 유명 건축가와 협업한 제품도 나오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제주도 생활을 다양한 색채로 표현해 한국적인 감성을 잘 살린 이왈종 작가의 그림을 입힌 도자기 식기류를 내놓았다.

이탈리아 유명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동양의 고려청자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지오메트리카’ 찻잔 세트를 선보였다.

한국도자기 디자인실 김소연 실장은 “화가의 그림이나 디자이너의 특색 있는 디자인을 입힌 그릇은 미술작품을 보는듯한 즐거움을 준다”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작품처럼 벽에 걸어두거나 식탁에 올려두면 장식 효과를 낼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리빙 업계에서 컬래버레이션이 활발한 이유로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점을 꼽는다. 집 꾸미기나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개성 있는 제품을 구매한다. 예술과 문화를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이유다. 고급 브랜드 이미지에 희소가치가 더해지면서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제품과 어울리는 것 선택

유명 디자이너나 작가의 인지도를 내세우다 보니 기존 브랜드가 가지고 있던 정체성이나 디자인과는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실패 사례도 있다.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예술가의 정성이 담긴 예술품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기존 제품보다 다소 비싼 가격에 판매되기도 한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인 엠스타일 유미영 대표는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한 디자인이라고 무작정 구입하기보다 기존 제품과 조화를 잘 이루는지 살펴보고 가격과 기능, 활용도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사진=각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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