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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안 된다” 안철수와 “다 뒤집어진다” 호남의원 합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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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4일 오후 서울 마포 당사에서 최고위 ·의 총 연석회의를 열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제안한 야권통합에 대해 ‘통합 불가’ 결론을 내렸다. 안철수(왼쪽)·천정배 공동대표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동안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가운데)이 두 사람 사이로 퇴장하고 있다. [사진 강정현 기자]

4·13 총선 후보 등록(3월 24일)을 20여 일 남기고 불거진 야권통합론이 이틀 만에 사그라지게 됐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제안에 “절대 안 된다”고 못 박은 안철수 공동대표의 서슬에 국민의당 호남 지역 의원들이 힘을 보탠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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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서울 마포 당사에서 심야 연석회의가 끝나기 직전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양팔 소매를 걷어붙인 채 회의장을 빠져 나왔다. 답답한 표정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통합 논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비공개로 열린 회의에선 중앙일보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친노 패권과 낡은 진보 청산이 보장된다면 통합 논의가 가능하다”고 조건부 통합론을 주장한 의원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통합 반대 쪽으로 기울었다고 한다.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은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부터 주승용 원내대표와 장병완 정책위의장이 호남에서 이러다간 다 뒤집어진다며 통합에 강력히 반대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회의가 끝난 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회의에서 친노 패권과 낡은 진보에 대한 호남 유권자들의 반감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우리가 통합을 한다면 정치 도의가 아니다는 분위기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특히 호남 의원들이 통합을 반대한 데는 더민주와 합당할 경우 공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한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국민의당을 창당한 근본적인 이유, 즉 현재의 기득권 양당 구조가 그대로 간다면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다는 문제 의식에 모두가 공감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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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아직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 선대위 관계자는 “통합 반대 여론이 많았지만 수도권 지역의 후보 단일화 같은 선거 연대에 대해선 의견이 갈려 있기 때문에 여전히 남은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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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위원장 측 인사들은 여전히 “통합은 불가 쪽으로 결론 났지만 선거 연대를 새누리당과의 대진표가 정해지는 과정을 봐가며 논의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심야회의 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분열하면 패배하고 통합 단결하면 승리하니 공천 후 단일화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연석회의 전까지도 안 대표 측과 김 위원장 측은 물밑 신경전을 벌였다. 김 위원장 측은 “수도권 의원들은 야권 분열로 더민주와 함께 공멸할 것이라고 우려한다”며 “통합 논의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 대표 측에선 “더민주로 가고 싶은 사람만 빨리 나가라”고 주장했다.

글=이지상·위문희 기자 ground@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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