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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 고집 땐 체제 생존 불가능” “핵탄두 쏠 수 있게 항시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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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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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얼굴) 대통령은 4일 “북한을 멈추게 하지 않는다면 핵 능력은 계속 고도화돼 민족의 미래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번에는 반드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체제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뒷일 감당할 대책도 없이 공격 운운”
김, 박 대통령 실명 거론하며 비방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2016년 장교 합동 임관식’에 참석해 “북한 정권은 핵무기가 체제를 보장한다는 그릇된 망상을 버리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오도록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유례없이 강력한 대북제재가 시행되면서 북한의 반발과 도발도 더욱 거세질 수 있다”며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듯 한반도가 평화와 통일로 가는 데 있어 지금이 가장 어려운 마지막 고비”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정의 최우선을 국민과 국가 안위에 두고 단호하게, 그리고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신형 대구경방사포의 시험사격을 현지지도하며 “실전 배비(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 버릴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오전 보도했다.

김정은은 “최근 개발한 타격무기들을 최고사령부의 작전 전역들에 하루빨리 실전 배비함으로써 적들이 제 땅에 최후의 종말을 맞는 순간까지 단 하루, 단 한시도 발편잠을 자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핵탄두 공격 준비를 지시했다.

그는 “이제는 군사적 대응방식을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 핵 능력이 아직 실전 배치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또 육성으로 “박근혜가 뒷일을 감당해 낼 대책도 없이 선제공격까지 운운하는데 이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직접 비방했다. 김정은이 이날 박 대통령을 직함 없이 이름만 부른 것이 여섯 차례다. 김정은이 박 대통령을 직접 입에 올려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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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고 박 대통령을 정조준해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되는 첫 번째 대상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날 “체제 생존”이란 표현을 공식 연설에서 등장시킬 만큼 박 대통령의 대북 기조는 강경 일변도다. 전날 국가조찬기도회에서도 “북녘 동포들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폭정을 중지하도록 전 세계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김정은을 겨냥해 ‘폭정’이란 단어를 사용한 건 처음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은이 박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판하고 ‘핵탄두 준비’를 지시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어 ‘핵 개발은 망상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임관식에서 6003명의 신임 장교들과 28차례에 걸쳐 기념 촬영을 했다.

신용호·김형구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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