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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비리 혐의로 경찰 연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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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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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중도좌파 신화’를 썼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사진) 전 브라질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4일(현지시간)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국영 에너지 기업서 불법이익”
룰라 측 “연루된 적 없다” 부인

 브라질 경찰은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브라스 비리 사건과 관련, 룰라 전 대통령을 상파울루의 자택에서 연행해 조사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성명에서 “페트로브라스 인사와 관련해 뇌물이 오간 사실을 밝혀냈으며 이 과정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불법적인 이익을 얻은 증거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룰라 전 대통령은 페트로브라스 임원이 누가 될지 최종적으로 결정했을 뿐 아니라 관련 범죄의 주요 수혜자”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지에서 연방경찰 200여 명을 동원, 33건의 압수수색영장과 11건의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등 대대적인 강제수사를 벌였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룰라 전 대통령은 2002년 대통령에 당선돼 남미의 ‘핑크 타이드(Pink Tide·좌파 집권 물결)’를 대표했다. 2010년까지 집권하면서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중도좌파 정책을 펼쳐 브라질 경제의 호황을 이끌었다.

하지만 퇴임 직후 뇌물 스캔들 연루 의혹이 불거지면서 재임 시절 치적들이 빛을 바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날 연행 직후 룰라 전 대통령기념관 대변인은 “룰라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불법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적이 없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브라질 연방검찰은 2014년부터 페트로브라스의 돈세탁 및 정계 뇌물 공여사건을 수사해 집권 노동자당(PT) 인사와 국영 은행장 등 거물들을 기소해왔다. 룰라 전 대통령에 이어 집권한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도 부패 스캔들과 경제난으로 탄핵 위기에 처해 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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