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서 찾은 신(新) 좋은 기업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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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확보와 육성은 기업이 성장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판교 테크노밸리에는 ‘신의 직장’을 넘어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기업들이 있다. 더 많은 승진 기회를 주고 최고 수준의 직원 복지를 제공해 인력 전쟁에서 우위를 점한 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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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넥슨시티의 ‘잘라조미용실’. / 2. 점심시간에도 꽉 찬 SK플래닛의 강연장.

포브스코리아가 기업정보 사이트 잡 플래닛에 의뢰한 결과 판교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전체 기업보다 ▶승진 기회 및 가능성 ▶복지 및 급여 ▶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문화 ▶경영진에 대한 만족도 등 5가지 부문에서 모두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기업들의 인재 영입 전략을 알아봤다.

직원 건강 챙기니 매출 절로 오르네

건설·기계 분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마이다스아이티는 지난해 입사경쟁률 505대 1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대졸 신입 초봉이 최소 4000만원(2014년 기준)이라고 알려진 이 회사는 취업 세계에서 삼성전자 못지 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이 회사에는 승진 심사가 따로 없다. 4년마다 사원에서 대리, 과장, 차장, 부장으로 승진한다. 6년이 지나면 이사보로 승진해 ‘별’을 달 수 있다. 정년퇴직도 없다. 직원들에게 안정된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뛰어난 성과를 보인 직원에게는 2년마다 조기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인간 중심 경영을 강조하는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는 직원을 뽑을 때 스펙을 보지 않는다. 대신 열정, 전략적 사고 등을 평가하고 채용에 3개월 이상 공을 들인다.

이렇게 뽑은 직원들에게는 최상의 복지를 제공한다. 연 73만원 상당의 자기계발비가 지원된다. 직원들은 이 돈을 어학원 수강, 온라인 강좌, 도서, 영화, 공연, 헬스 등에 투자한다. 자녀 교육비는 두 명까지 고등학교 수업료, 대학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월 10만원씩 유치원비도 지원해줘 젊은 직원들의 호응이 높다. 직원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750억원을 기록해 창업 15년 만에 50배 성장했다. 세계 건설 구조 분야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자랑한다.

온라인 게임 ‘테라’를 개발한 게임개발업체 블루홀에는 인사팀이 없다. 총무팀과 인사기획팀을 합쳐 ‘피플팀’을 운영한다. 직원들이 복지제도를 잘 활용하고 효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게 사내 다양한 이슈를 챙기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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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보장으로 입사경쟁률 505대 1

이 회사는 사장실, 임원실도 따로 없다. ‘모든 직원이 평등하다’는 경영진의 뜻에 따라 신입사원부터 사장까지 모두 같은 크기의 책상에서 일한다. 장병규 본엔젤스파트너스 파트너(현 블루홀 이사회 의장)가 블루홀을 설립할 때부터 지켜온 원칙이다.

퇴사하는 직원과는 꼭 면담을 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무조건 들어준다’는 것이다. 왜 회사를 그만두는지 진심이 담긴 면담 내용으로 문제점을 개선한다. 이 회사의 이직률은 17%대로 이직이 잦은 게임업계 평균(25%)보다 낮다. 블루홀은 지난 1년 동안 모바일 게임사인 피닉스게임즈, 마우이게임즈, 스콜을 인수하며 모바일 게임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플래닛은 사내문화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인 SK플래닛은 올해 초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를 운영하는 자회사 커머스플래닛을 합병하고 커머스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디지털 콘텐트와 최신 네트워크 서비스를 다루는 업무 특성상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기업문화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직원들의 연령대도 대부분 30대 초·중반으로 낮다. SK플래닛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감과 자발성이다. 이 회사는 매달 전 직원이 참여하는 ‘공감 페스티발’을 연다. 이날 경영진은 주요 현안과 실적을 직접 발표하고 설명하는데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매주 CEO가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답하는 구글의 타운홀 미팅을 연상시킨다.

자발성은 교육제도에서 잘 드러난다. 이 회사에는 80명의 분야별 사내 전문가가 있다. 본인이 지원하거나 상사의 추천으로 뽑힌 인력들이다. 플래닛과 런치를 더 한 ‘펀치’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사내전문가들이 동료들과 전문지식, 성공사례 등을 공유하는 캐주얼 세미나다. 점심시간이라 활용도가 낮을 법하지만 하루 만에 신청이 마감될 만큼 인기다.

근무제도 역시 유연하다. 개인별 출·퇴근시간을 지정하는 ‘플렉서블 타임 제도’를 운영한다. 어린 자녀가 있는 직원들은 대부분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오전 10시까지 여유 있게 출근한다. 야근하는 직원들에게 평소 맛보기 힘든 각지방 명물 간식을 자리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인기다.

전용 미용사·안마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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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블루홀 피플팀이 직접 쓴 생일 카드. / 4. 안랩은 특히 직원들 휴식에 신경 쓴다.

전세계 3000만 명의 유저를 보유한 총싸움게임(FPS) ‘서든어택’의 개발사 넥슨지티는 직원들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다양한 사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3년부터 운영해온 ‘잘라조 미용실’은 직접 고용한 전문미용사가 커트, 펌, 염색, 두피 관리 등을 해준다. 이용요금은 1000원. 이 수익은 연말에 지역 복지센터에 기부한다. 이용자가 연 3000명에 달한다. 피트니스클럽인 ‘더 클럽’은 테니스 코트 3개와 42종의 운동기구를 갖추고 있다. 탁구대와 오락실도 마련돼 있다. 수면실에는 2층 침대 32개와 안마의자 6개를 갖추고 있다. 모 회사 넥슨이 운영하는 사내 보육시설 도토리소풍이 있어 아이와 함께 출퇴근 할 수 있는 것이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 최대 장점이다.

보안업체 안랩은 주로 컴퓨터 앞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건강관리에 신경 쓴다. 사내 안마시설에서는 전문 안마사들이 상주해 직원들의 피로를 풀어 준다. 무료로 운영하는 피트니스 센터 역시 시간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분위기다. 정신 건강도 챙긴다. 각 층마다 안마의자, 비디오게임, 다트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인 ‘펀 존’이 있어 업무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어디서든 해소할 수 있다. 올 2월에 시작한 ‘1℃’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감성지능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명사특강뿐 아니라 결혼 및 육아에 대한 교육, 가정 재무교육, 인간관계 지키는 법, 직장인 대화법 등 직원들의 실생활에 필요한 강연까지 포함했다.

- 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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