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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직장인 10명 중 6명 이상은 이직 준비 중"···블라인드 통해 3000명 설문해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높은 경쟁률을 뚫고 힘겹게 취업에 성공했다. 입사 전까지 세상은 내 것 같았다. 그런데 웬걸. 입사 후 맞닥뜨린 현실은 달랐다. 최고경영자(CEO)와 자유롭게 소통할 거라 기대한 건 아니다. 하지만 직속 상사에게조차 말 한마디 건네기 어려울 줄이야. 한없이 커보이던 회사의 미래는 또 왜 이리 어두운 걸까.

 ‘그래, 이직만이 살 길이다.’

당신 얘기 같아서 놀랐나. 그런데 당신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지금 옆의 동료도 비슷한 마음일 수 있다.

본지가 회사 기반 익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라인드와 지난달 17일부터 22일까지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그렇다. 블라인드 내 11개 업종 게시판에 물어 100명 이상이 응답한 9개 업종(ITㆍ건설중공업ㆍ조선ㆍ금융ㆍ식음료ㆍ유통ㆍ자동차ㆍ전자기계ㆍ제약) 3000여명의 답을 모았다. 그 결과 대한민국 직장인 10명 중 6명 이상은 이직을 생각하고 있었고, 7명 이상은 수직적인 회사 문화를 답답해 했다.

 “대한민국 직장인 10명 중 6명은 이직 꿈꿔”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는 응답은 업종 불문하고 많았다. 응답자 비율이 가장 낮은 IT업종도 그 비율이 62.1%에 달했다. 식음료업 종사자가 81.4%로 이직 희망자가 가장 많았다.

이직이 일반화된 건 시대적 현상이라는 게 취업ㆍ헤드헌팅 업계 분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이 상시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이직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몸값을 높이기 위해 이직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말이다.
-변지성 잡코리아 팀장

재밌는 점은 이직 희망자가 많은 업종과 “회사가 어려울 것 같다”고 응답한 사람이 많은 업종이 겹친다는 것이다. “회사가 어려울 것 같다”는 응답자가 많은 업종은 조선(69.7%)ㆍ건설중공업(56.9%)ㆍ금융(52.4%)ㆍ전자기계(46.9%)ㆍ유통(40.5%) 순으로, 이중 금융을 제외한 3개 업종은 이직을 원하는 종사자가 많은 상위 4개 업종에 포함됐다.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할수록 이직에 대한 욕구도 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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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소통? 대한민국 기업은 해당 안 돼”
조직문화에 대해 묻는 문항에선 IT(53.7%)을 제외한 전 업종에서 70% 넘는 응답자가 “수직적”이라고 답했다. 1위는 금융업이었다. 설문에 응한 금융 종사자의 89.1%가 “회사가 수직적”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그 뒤를 식음료(85.5%)와 조선(80.4%)이 바짝 쫓았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블라인드가 모바일 기반인 만큼 20~30대 이용자가 많을 것"이라며 "젊은 세대가 지금의 기업 문화를 권위적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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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언·이어진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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