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클립] 프렌치 클래식, 18세기 유럽 왕가 휩쓴 베르사유의 금빛 감성

중앙일보

입력 2016.03.02 00:10

업데이트 2016.03.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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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가구와 화려한 샹들리에가 있는 프렌치 클래식 스타일의 방. 촛대와 꽃무늬 쿠션이 로맨틱하고 화려한 분위기를 낸다. [사진 로쉐 보보아]

인테리어에도 트렌드가 있습니다. 강남통신은 앞으로 매달 한 차례씩 다양한 인테리어 스타일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첫 회는 현대 유럽 인테리어의 기본이 된 프렌치 클래식입니다.

간결한 북유럽풍에 대한 반동으로 부활
“화려함에 끌리는 불황기 심리도 한몫”
최근 파스텔톤 입은 모던 프렌치로 변화

세계적인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은 “프렌치 클래식이야말로 현대 디자인의 원천”이라고 했다. 바로크·로코코 시대의 건축과 인테리어가 300년 가까이 프랑스인들의 삶과 함께 했고, 이것이 현대 유럽 디자인의 중심이 됐다는 뜻이다. 프렌치 클래식은 프랑스 절대 왕정 시대에 탄생했다. 절대 군주의 부와 권력을 한껏 드러내고 표출했다. 프렌치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최근 들어 다시 커지고 있다. 단순한 북유럽 스타일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이 몰딩 같은 클래식 프렌치 스타일을 시도하고 있다.

프랑스 귀족의 장식적인 패션에 영향

화려한 촛대가 놓여있는 하늘색 방에서 실크 드레스를 입은 왕비가 벨벳 암체어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2007년 개봉한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의 한 장면이다. 왕비의 방에는 반짝이는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걸려 있고, 하늘하늘한 꽃무늬 커튼이 바람에 흔들린다. 17~18세기 유럽 궁정을 사로잡았던 프렌치 클래식 인테리어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프렌치 클래식은 앙리 4세부터 루이 15세까지 이어지는 부르봉 왕가가 주도한 프랑스의 인테리어 스타일이다. 당시 귀족들이 입던 드레스와 보석 장식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이현호 홍익대 실내건축학과 교수는 “레이스 건축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모든 가구와 건축물에 장식적인 요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왕실에 소속돼 있었다. 프렌치 클래식의 대가로 꼽히는 디자이너 앙드레 샤를 불르와 장 프랑수아 외벤은 모두 왕실 소속 디자이너였다.

서랍장·샹들리에 등 한두 개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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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딩된 서랍에 황동 손잡이를 붙인 그랑지의 ‘디렉토리 콘솔’.

프렌치 클래식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이다. 원래는 사냥용 별장이었지만 루이 14세 때 거대한 정원을 만들고 건물 공사를 새로 해서 지금의 화려한 궁전으로 재탄생했다. 파리의 레스토랑이나 카페 중에도 프렌치 클래식 스타일이 많다. 파리에 있는 레스토랑 ‘장 조지’, 호텔 ‘르 브리스톨’ 1층 레스토랑 ?에피큐레?는 베르사이유 궁전을 축소한 듯한 분위기다.

 서울에서도 이런 공간이 있다. 롯데호텔에 있는 ‘피에르 가니에르’ 레스토랑이다. 거대한 금색 프레임의 액자와 거울 장식으로 꾸민 전형적인 프렌치 클래식 공간이다. 한남동 디저트 카페 ‘팔러’는 벨벳 의자와 화려한 샹들리에로 귀족 부인의 응접실 같은 분위기를 낸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생활 소비재·인테리어 박람회 ‘메종오브제’에는 프렌치 클래식 부스가 크게 늘었다. 최근 몇 년간 단순하고 간결한 북유럽 디자인이 인기를 끌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단순함에 싫증난 사람들이 그 반동으로 화려한 프렌치 클래식에 눈길을 돌린 것이다. 불황의 영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현호 교수는 “불황일 때 빨간 립스틱이나 미니스커트가 유행하듯,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 가구 한두 개로 집을 화려하게 꾸며 심리적인 위안을 얻으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메종오브제를 다녀온 스타일리스트 민송이(38) 실장은 “요즘 다시 유행하는 프렌치 클래식은 루이 14세 당시의 전통적 프렌치 클래식보다 힘을 뺀 모던 프렌치”라고 전했다. 가장 큰 차이는 컬러다. 선명한 분홍색이나 보라색이 아닌 연한 파스텔 톤의 색깔이 프렌치 클래식의 최근 트렌드다. 인테리어를 할 때는 복도 끝에 프렌치 클래식 서랍장 하나만을 두거나, 거실 샹들리에나 벽지만 프렌치 클래식 스타일로 해서 포인트를 삼는 식이다.

 

가구 하나에 1000만원, 수공예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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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가구 디자이너 앙드레 샤를 불르(1642~1732)가 1710년 만든 서랍장. [사진 예술의전당]

프렌치 클래식을 대표하는 브랜드로는 로쉐 보보아(Roche Bobois), 프렌치 헤리티지(French Heritage), 알로(Allot), 앙리오&세(Henryot&Cie) 등이 꼽힌다.

 ‘가장 비싸고 고급스러운 프렌치 클래식’이라는 평을 듣는 로쉐 보보아는 1950년 자크 로쉐가 파리 리옹 거리에 있는 오래된 극장을 사들여 가구점을 내면서 시작됐다. ‘레 누보 클라시크’(Les Nouveaux Classiques)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프렌치 헤리티지는 1981년부터 고가의 수공예 가구를 만들어 왔다. 실크·벨벳 등 다양한 소재의 천을 이용한 앤티크 소파 컬렉션이 유명하다.

 알로는 장인들이 전통 수작업 방식으로 프랑스 루이 왕조 시대의 가구를 고스란히 재현한다. 콘솔, 침대, 거울이 주력 제품이다.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프렌치 클래식 가구 브랜드는 무아쏘니에(Moissonnier), 그랑지(Grange), 몽티니(Montigny) 정도다. 무아쏘니에는 1885년 에밀 무아쏘니에가 시작한 브랜드로 이집트 무화과나무나 너도밤나무 같은 희귀목 100여 종으로 가구를 만든다. 테이블 상판이나 서랍장 다리를 곡선 형태로 마무리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가격은 서랍장 500만~1000만원대, 침대 1000만원대다.

 그랑지는 1904년 조셉 그랑지가 프랑스 리옹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나무를 수십 번 가공해 수축하거나 팽창하지 않도록 처리하는 특수 가공기술을 쓴다. 100년째 만드는 클래식 라인이 있고, 현재 디자인팀이 매년 선보이는 신규 라인도 있다. 다양한 파스텔톤 컬러 가구가 많아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공간을 꾸밀 때 적합하다. 가격은 식탁과 의자 세트 약 1000만원대다.

 몽티니는 25년 동안 프랑스에서 가구 사업을 했던 엠마뉴엘 드 스토파니가 설립했다. 스트라이프 장식이나 금속으로 만든 꽃·나비로 장식한 화려한 스타일이 많다. 가구 하나로 집안에 포인트를 주고 싶을 때 많이 찾는 가구다. 티 테이블 200만~300만원대, 서랍장 200만~400만원대, 소파 400만~500만원대다.

 프렌치 클래식 소품 브랜드로는 크리스털 술잔, 접시, 조명기구 등을 만드는 바카라(Baccarat)가 있다. 바카라는 원래 크리스털 공예로 유명했던 프랑스 동부 마을의 이름이었는데, 1764년 루이 15세가 술잔 제작을 의뢰하며 바카라라는 이름의 회사가 탄생했다. 처음에는 가내 수공업 규모였지만 지금은 디자인 디렉터 크리스토프 포통의 지휘 아래 국가에서 공인받은 20명의 장인이 제품을 만든다. 샹들리에는 3000만~1억원대, 와인 잔은 20만~50만원대다.

프렌치 스타일로 집 꾸미기

※인스타그램에서 집꾸미기 키워드로 찾은 참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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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늬벽지 @c_con_id

꽃무늬를 활용한다
잔잔한 꽃무늬 커튼 하나로 프렌치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다. 꽃무늬 쿠션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꽃무늬 쿠션과 파스텔 톤의 단색 쿠션을 함께 놓으면 다채로운 느낌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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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딩 @kuikenbrothers

몰딩(Moulding)을 덧댄다
벽과 천장이 연결되는 ㄱ자 형태의 구석에 덧대는 나무로 만든 띠를 몰딩이라고 한다. 바닥으로부터 80cm 정도 높이의 빈 벽에 몰딩을 두르면 별다른 장식이 없어도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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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색 프레임 @gwjw3.5

금색 프레임의 액자를 건다
금색 프레임 액자는 프렌치 클래식의 상징처럼 쓰인다. 다양한 크기의 금색 프레임 액자 여러 개를 벽에 걸고, 그 사이사이에 거울이나 접시 같은 소품을 배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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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촛대 @_kimyerin

은색 촛대 같은 작은 소품을 활용한다
은색 촛대, 보석함, 크리스털 화병을 작은 사이드 테이블 위에 놓기만 해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도움말: 스타일리스트 민송이(7doors)·이승희(스타일링 하다)
이영지 기자 lee.young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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