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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지갑 열려면 포장지는 한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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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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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지에 ‘위엔장진코우(수입 판매)’라는 말을 표기하고, 한글 디자인으로 한국산 제품이란 사실을 강조하라.”

무역협회 ‘중국 공략 10계명’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 ‘10가지 비책’ 중 하나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 지부는 1일‘중국의 공급측 개혁과 대중국 내수시장 마케팅 전략’ 보고서에서 “자국 생산품을 불신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성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 경제의 화두 중 하나는 중국산 품질 혁신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공급측 개혁’이다. 중국산 제품이 넘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자국산을 외면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오는 3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상정됐을 정도다.

뒤집어 보면 제품력에서 앞선 한국 기업들에겐 그만큼 기회가 될 수 있다. 무협은 수입산을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 기호에 맞춰 ‘위엔장진코우’ 표시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브랜드의 한글 표기, 한국 원산지 표시 같은 ‘한류 마케팅’ 전략도 적극 권했다.

 또 무협에 따르면 일본 기저귀 생산업체가 중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했지만, 일부 중국 소비자들은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하면서 일본에서 같은 제품을 ‘직구매’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 제품도 중국 본토에서 만들면 외면하는 만큼, 수출품과 중국내 생산품을 구별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어 무역협회는 “보따리 무역이나 병행수입 등으로 품질 논란과 덤핑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통경로를 역추적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현재 한국산은 지난해 중국내 수입시장 점유율 10%로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한국산 원료’를 중국에서 가공한 뒤 다시 3국에 수출하는 가공무역 비중이 50%에 달해 실질적인 ‘완제품 내수’ 시장 공략은 미흡하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중국 소비자들의 외국산 선호 경향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며 “한국산을 부각할 수 있는 포장 디자인 개선과 브랜드 차별화로 내수 시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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