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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스펙 대신 ‘비밀 무기’로 취업장벽 뚫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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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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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현우, 안기찬, 정서현, 장하진. [사진 LG그룹·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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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에서 교사로 일할 당시의 이현우씨. [사진 LG그룹·본인]

지난해 하반기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LG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HS애드에 입사한 이현우(27) 씨. 그가 입사 전형에서 내세운 ‘비밀 무기’는 아프리카에서의 봉사 경력이었다.

남다른 경력 LG 새내기 4인

이씨는 대학 시절 2년간 르완다 기술고등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하며 현지 청소년들에게 자동차 정비기술을 가르쳤다.

그는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어떤 꿈을 꾸며 사는지 알 수 있었다”며 “사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점이 광고 업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LG그룹에 지난해 하반기 입사한 독특한 경력의 새내기 사원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른바 ‘스펙’보다는 열정과 창의성·끼를 갖춘 인재들이다. 이 중 4명이 유달리 튀는 경험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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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찬씨가 피부관리법을 강의하고 있다. [사진 LG그룹·본인]

 LG생활건강의 안기찬(27)씨는 웬만한 여성보다 더 해박한 피부·미용 지식과 노하우를 자랑한다. 그가 대학생 때 개설한 남성 미용 온라인 팟캐스트는 시청자가 7000명이 넘었다. 입사 전 해외 화장품 회사에서 1년간 인턴도 했다.

여대생들에게 피부관리 비법 강의를 한 경험도 있다. 안씨는 현재 남성 화장품 ‘보닌’에서 기획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사춘기 때 여드름이 심해 화장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깨끗한 피부가 남성의 경쟁력이란 인식이 많아 남성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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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연습생 시절 장하진씨(왼쪽)와 슈퍼주니어 은혁. [사진 LG그룹·본인]

 걸그룹 ‘소녀시대’의 연습생 출신도 있다. LG유플러스의 장하진(25)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SM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에 합격해 3년간 데뷔를 준비했다.

하지만 공부와 연예활동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게 쉽지 않다고 판단, 공부에 매달려 KAIST 전기전자공학과에 들어갔다.

그는 “동갑내기 서현, 한살 많았던 윤아 언니와 특히 친하게 지냈다”며 “앞으로는 연예계 쪽 경력보다는 대학 전공을 살려 통신 분야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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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인 정서현씨. [사진 LG그룹·본인]

 같은 회사의 정서현(26) 씨는 다큐멘터리 ‘단 하나의 단관극장(상영관이 1개뿐인 극장)’을 제작한 연출자다. 전남 광주의 유일한 단관극장인 광주극장의 추억을 담은 이 작품은 광주국제영화제 특별전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정씨는 최신 정보기술(IT) 소식을 전하는 ‘귀족참치의 어장관리’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 블로거이기도 하다.

 LG그룹 관계자는 “직무와 무관한 자격증 같은 보여주기용 스펙을 타파하고, 경험과 열정 등을 기준으로 뽑은 신입들은 실무 적응이 빠르고, 업무 추진력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업무를 시작한 4인방도 벌써 부터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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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씨는 최근 화제가 된 SSG닷컴의 ‘쓱’ 광고를 만든 주역 중 하나다. 정서현 씨는 ‘유플릭스 무비’에 ‘360도 가상현실(VR)’ 동영상 등의 기능을 추가하는 데 힘을 보탰다.

장하진 씨는 기계간통신(M2M)과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신사업을 개척하고 있으며, 안기찬 씨는 남성들에게 ‘보닌’을 알리는 다양한 마케팅을 기획하고 있다.

정서현 씨는 “평소 열정과 관심이 있던 분야라 더 즐겁게 일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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