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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공상담소] 상급학교 진학 어떻게 준비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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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중학생은 롤 모델 찾고, 예비 고교생은 ‘중2병’과 작별해야

3월이면 새 학년이 시작됩니다. 학년만 바뀌는 게 아니라 아예 새로운 학교로 진학한 아이들도 있지요. 학교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초1, 중학교와 고등학교 등 상급학교로 진학한 중1, 고1 아이들입니다. 새로운 학교에서 잘 적응하고 좋은 성과를 올리는 건 모든 학생의 목표일 텐데요. 이제 일주일 남짓 남은 동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열공상담소에서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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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남자아이 새 학교 적응 늦다는데 걱정돼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책가방이며 준비물을 챙기면서 마음은 괜히 울컥합니다. 엄마 눈에는 아직 한없이 어린 아기처럼 보이는데, 이 아이가 자기 몸만 한 책가방을 들쳐메고 등교해, 딱딱한 의자에 앉아 공부해야 한다니 걱정과 안쓰러움이 앞서네요. 들리는 말로는 남자아이는 유독 학교 적응이 힘들다고 해서 그것도 걱정입니다. 여자아이들처럼 말과 글이 정확하지도 않은데 낯선 선생님, 모르는 아이들 틈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엄마로서 무엇을 도와줘야 할지 알려주세요. (김모씨·34·서울 영등포구)

Q2 예비 중·고교생 공부 외에 뭘 챙겨야 하죠

세 살 터울 형제가 올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나란히 진학합니다. 고등학생이 된 큰 아이는 내신이며 수능 준비며 본격적으로 챙겨줘야 할 게 많을 텐데, 입시 정보가 너무 복잡해 감이 오지 않네요. 중학생이 둘째 역시 올부터 자유학기제를 시행한다고 하니, 큰아이 때와는 학교 상황이 달라져 마치 중학교도 처음 보내는 것 같아요. 차라리 입시에 대한 고민은 사교육의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는데, 중학생의 자유학기제나 고등학생의 진로 적성 찾기 등은 어떻게 도와야 줘야 할지 막막합니다. (박모씨·43·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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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1 한글 지도, 중1 플래너 작성 가르쳐야

이제 막 새 학교에 진학한 초1, 중1, 고1 자녀를 둔 학부모는 3월이 두렵다고 합니다. 아이들 입장에선 기대와 설렘도 있겠지만, 학부모는 낯선 환경에 놓인 아이가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부터 새로운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무엇을 도와야 할지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으니까요.

초등학교 1학년은 한글에 대한 지도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수학은 1학년 1학기 동안 숫자 1부터 9까지만 배울 정도로 쉽고 분량도 적습니다. 오히려 국어는 스스로 일기를 써야 할 정도라 글쓰기와 생각 표현하기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학습보다 중요한 건 학습 태도를 기르는 겁니다. 1학년 학생이 수업 시간 40분 동안 의자에 똑바로 앉아있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업 시간 동안 돌아다니거나 친구들과 장난치지 않고 교사와 눈을 맞출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이미 학교 적응에 성공한 거라 보면 됩니다. 아이가 등교할 때 학부모가 흔히 당부하는 말이 “오늘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일 텐데, 좀 더 구체적으로 “오늘 수업 시간에 선생님 눈을 잘 쳐다보라”고 짚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입학 전에 안과 검진을 받게 하라는 당부를 꼭 드리고 싶습니다. 교실 앞에 있는 칠판을 보고 공부를 해야 하니 시력이 좋지 않다면 미리 안경을 맞춰 준비해야 학습에 지장이 없을 겁니다.

중학교 1학년은 초등학교 6학년과 1년의 차이지만, 학습의 깊이와 분량은 천양지차입니다. 과목마다 담당 교사가 다르고 과제와 수행평가가 쏟아지는데 초등학교처럼 담임교사가 알림장을 확인해주지도 않습니다. 과제를 스스로 확인하고 준비물을 챙기는 것만도 벅찹니다. 이때 많은 학부모가 아이에게 학습 플래너를 사주고 플래너 쓰는 법을 가르칩니다. 플래너를 복잡하게 쓰기보다는 교사가 내준 과제와 수행평가 내용을 마감일과 함께 표시해두고, 이미 완료한 것은 붉은 볼펜으로 죽죽 그어버리라는 정도만 알려줘도 아이가 생활을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면서 학과 공부뿐 아니라 학생의 특기와 적성을 찾는 것도 중요한 일이 됐지요.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하고 싶어하는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업인과 관련된 책을 읽고 직업에 대한 정보는 물론 인생의 롤 모델을 찾아보는 것도 권하고 싶습니다. 몇몇 학부모들은 주변 지인 중 특이한 직업을 가진 이들과 자녀가 함께 식사하며 직업에 대한 대화를 나눌 기회를 마련해주기도 합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며 꿈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기 바랍니다.

고등학생은 본격적으로 대학 입시를 위해 뛰어야 합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나는 수학을 잘해’ ‘나는 국어를 좋아해’라며 특정 과목 공부에 집중했다면, 고등학생이 되면 부족한 실력을 메꿔나가며 전 과목의 성적을 고르게 상승시켜야 합니다. 많은 학부모가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선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같은 쉬운 수능 시스템에서는 진도를 빨리 나가고 심화 문제를 푸는 것보다 부족한 실력을 채워나가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소위 ‘중2병’의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중2병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대망상, 주변 상황에 대한 아전인수식 해석, 극단을 오가는 감정 상태를 말합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 “나는 사춘기가 늦게 왔다”고 주장하며 공부를 뒷전에 미뤄두고 이를 합리화하며 허송세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 전에 자녀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정서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대학 입시에 내신과 함께 비교과 활동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학할 고등학교에 어떤 비교과 활동이 있는지,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동아리나 교내 대회는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를 미리 검색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ang.co.kr
도움말=송진호 메타학습연구소 대표·팰리스한의원 원장, 신은주 서울 성신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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