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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짜릿하게! 와이키키 해변 서핑, 화끈하게! 활화산 주변 트레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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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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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는 와이키키보다 근사한 해수욕장이 수두룩하다. 몰로카이섬의 한적한 해변 풍경.

하와이와 파라다이스는 이음동의어다. ‘진정한 파라다이스’를 자처하는 여행지가 수두룩 하지만 하와이에 견주기 어렵다.

하와이는 137개 섬으로 이뤄진 제도(諸島)다. 사람들이 주로 여행하는 섬은 6개에 불과하지만 6개 섬 모두 다른 개성을 뽐낸다. 하와이는 화산섬이다. 화산이 펑펑 터지면서 섬이 하나둘 생겼다. 시차를 두고 생겨난 섬은 생김새만 다른 게 아니라 생태도 다르다. 가령 하와이 아일랜드(빅 아일랜드)에는 지금도 용암이 펄펄 끓고 있고, 카우아이에는 그랜드캐니언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협곡이 있다. 물론 모든 섬은 열대 휴양지답게 야자수 늘어진 근사한 백사장을 곳곳에 품고 있다. 하여 ‘천혜의 자연’은 하와이에 적확하게 어울리는 수식어다.

독특한 하와이의 자연 속에서 놀고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넘실거리는 파도에서 서핑을 하고, 곳곳에 솟은 산을 걷는다. 하와이에서 즐기는 하이킹은 실로 이채롭다. 열대우림과 협곡뿐 아니라 활화산 주변을 걷는 트레일도 있다. 하와이에서는 심지어 스키도 탄다. 하와이섬에 우뚝 솟은 마우나케아산은 해발 4200m에 달하는데 겨울이면 정상부에 눈이 쌓인 다. 물론 하와이에서는 근사한 리조트에서 해먹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만끽해도 된다.

하와이는 다인종 사회다. 원주민이 약 10%, 백인이 25%, 아시아인이 38%에 달한다.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살고 있어 음식 문화가 발전하는 건 당연했다. 무지개처럼 다양한 사람들은 신선한 해산물과 섬에서 난 특색 있는 식재료, 미국 본토에서 건너온 무수한 먹을거리를 각양각색의 음식으로 만들어 냈다. 최고급 커피 ‘코나’, 견과류의 왕 ‘마카다미아’도 하와이가 자랑하는 특산물이다.

더 이상 하와이는 신혼여행으로 일평생 한 번쯤 가 보는 곳이 아니다. 가족과 단란하게, 친구들과 자유롭게, 연인과 달콤하게. 누구랑 몇 번을 가도 좋다. 마침 하와이로 가는 하늘길이 넓어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진에어가 인천~호놀룰루 노선에 취항하면서 경비 부담도 낮아졌다. 지금이야말로 하와이를 여행할 절호의 기회다.

오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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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를 대표하는 와이키키 해변.


한국에서 하와이행 비행기를 타면,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이 오아후섬이다. 하와이주 인구 130만 명 중 80%가 사는 가장 번화한 섬이다. 오아후에서는 쭈뼛거려서는 안 된다.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고, 유명 맛집에서 하와이 전통 음식을 먹어 봐야 한다. 연중 이어지는 하와이 전통 축제에도 어울려 보자.

서핑 배우고 스노클링도 즐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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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놀룰루의 주요 명소를 순회하는 트롤리 버스.

하와이가 처음이라면, 오아후섬부터 한 바퀴 둘러보자. 렌터카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경치 근사한 해안 도로를 달리며 명소를 찾아다니기 좋다. 번화한 호놀룰루 지역은 트롤리를 이용하는 게 좋다. 관광 명소와 주요 쇼핑센터를 연결한다. 승차권 한 장(25달러)으로 하루 동안 무제한으로 승하차할 수 있다.

섬을 둘러봤다면, 이제 몸을 쓸 때다. 와이키키 해변에서는 물놀이를 하거나 살갗을 태우며 망중한을 즐겨도 좋지만 이곳은 서핑의 성지다. 한번쯤은 파도에 몸을 맡겨보자. 와이키키 해변은 연중 온화한 기후와 약 1m의 적당한 파도로 서핑을 배우기에 안성맞춤이다. 강습비는 1인 75~150달러다. 단체로 배우면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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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쇼어는 서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서핑의 성지다.

오아후섬 북단의 노스 쇼어(North Shore)는 서퍼라면 한번쯤 꿈꾸는 세계 최고의 서핑 명소다. 겨울에는 계절풍의 영향으로 파도 높이가 6m에 달한다. 초보자가 덤비기엔 무서운 바다다. 그러나 구경만 해도 좋다. 노스쇼어에서도 할레이바 비치·선셋 비치·에후카이 비치에서는 매해 11~12월에 서핑 대회가 열린다. 노스 쇼어 인근 할레이바 타운(Haleiwa Historical Town)도 들러 볼 만하다. 옛 하와이의 정취가 남아 있는 곳으로 전통 축제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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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클링을 즐기기 좋은 하나우마 베이.

남동쪽, 하나우마 베이(Hanauma Bay)에서는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을 즐긴다. 해양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깨끗한 바다다.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살고 있고 백사장도 있다. 산호초가 파도와 거친 해류를 막아 주어서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좋다. 환경보호를 위해 화요일은 개방하지 않는다.

하와이 자존심 지키는 퓨전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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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와이에서는 전통 요리를 재해석한 퍼시픽 림 요리가 유행이다.

하와이는 미식 천국이다. 슈퍼마켓에서 파는 하와이안 무스비만 사 먹어도 맛있다. 그러나 여행 중 한 끼쯤은 ‘퍼시픽 림(Pacific Rim)’ 요리를 먹어 봐야 한다. 퍼시픽 림은 젊은 요리사들이 선보이는 ‘하와이 지역 요리’다. 전통 하와이 요리에 프랑스와 아시아 등 각국의 요리법을 접목시켰다. 식재료는 하와이산만 고집한다.

퓨전 레스토랑 로이스(Roy’s)는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등지에도 체인을 두고 있다. 와이키키에 본점이 있다. 로이 야마구치 셰프는 하와이의 특색을 녹여낸 퓨전 일식을 선보인다. 그날 잡은 신선한 해산물과 채소로 최고의 맛과 멋을 구현한다. 주문과 동시에 만들기 시작하는 따뜻한 디저트도 꼭 먹어 봐야 한다. roysrestaura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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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 림 레스토랑 ‘셰프 마브로’의 화려한 음식.

앨런 웡(Alan Wong’s) 레스토랑은 많은 사람이 하와이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손꼽는 곳이다. 흔한 해산물과 스테이크 요리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만들어 내며, 근사한 인테리어와 서비스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도미의 일종인 ‘오파카파카’로 만든 메인 코스가 인기다. 마카다미아 너트와 열대 과일로 만든 디저트도 일품이다.  alanwongs.com

셰프 마브로(Chef Mavro)는 프랑스 음식으로 제일 알아주는 곳이다. 호놀룰루 시내 중심에 있으며 프랑스풍 외관과 인테리어부터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메이플리프 목장의 오리고기 등을 사용하며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린 소스는 와인과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 하와이에서 연인과 함께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하고 싶다면 제격이다.  chefmavro.com

훌라·우쿨렐레 감상하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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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전통 악기 우쿨렐레. 하와이의 자연을 닮은 따뜻한 소리를 낸다.

오아후에서는 연중 축제가 이어진다. 축제 대부분은 하와이의 전통문화를 이어 가는 뜻깊은 행사다. 전통음악과 악기, 춤과 음식 등을 전 세계 여행자들과 어울려 즐긴다.

따뜻하고 소박한 우쿨렐레 소리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축제가 매해 6월 카피올라니 공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42회째를 맞는 우쿨렐레 축제에는 유명 우쿨렐레 연주가와 700명이 넘는 대형 밴드가 하와이 전통음악을 선보인다. 그래미상 수상자인 ‘제임스 잉그럼’이 올해 축제에 초청됐다. ukulelefestivalhawai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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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인 꽃마차 퍼레이드.

9월에 열리는 알로하 페스티벌은 하와이 최대 축제다. 194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63회째를 맞았다. 개회식이 하와이안 센터, 로열 그로브 광장에서 열리며, 15일에는 하와이 최대 규모의 파티 ‘와이키키 호올라울레아’가 최대 번화가인 칼라카우아 애비뉴에서 열린다. 훌라 공연과 지역 음식 시식회, 전통 꽃목걸이 ‘레이’ 전시회 등이 마련된다. 마지막 날에는 ‘꽃마차 퍼레이드’가 열리는데, 꽃마차·보트·밴드의 행렬이 이어진다. 전통 의상을 입은 하와이 왕족도 볼 수 있다.  alohafestivals.com

하와이 푸드&와인 페스티벌은 최근 들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지역 식재료로 만든 요리와 좋은 궁합을 이루는 와인을 만나는 축제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스타 셰프를 초청해 여러 나라에서 모여든 미식가와 와인 애호가들을 즐겁게 한다. 기호에 맞는 음식 패키지를 미리 예약해 맛볼 수 있다. 올해 축제는 10월 14~30일에 열린다.  hawaiifoodandwinefestival.com

하와이의 국립공원

날것 그대로의 자연을 만나고 싶다면, 오아후가 아닌 이웃섬으로 가야 한다. 특히 마우이, 하와이 섬(하와이 제도 중 가장 커서 ‘빅 아일랜드’라 부른다)에는 국립공원이 하나씩 있다. 두 곳 모두 지구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비경을 품고 있다.

달 표면처럼 올록볼록, 할레아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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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섬 할레아칼라 국립공원 정상부의 분화구는 일출 명소다.

마우이는 자체로 거대한 화산이다. 2800년 전 화산 폭발로 생겨난 섬이다. 마우이는 화산 두 개로 이뤄졌다. 섬 서쪽의 카할라와이 화산 지역은 이아오 밸리 주립공원, 섬 동쪽 할레아칼라(Haleakala) 화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해발 3055m의 할레아칼라는 높은 산이지만, 넓은 산이기도 하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할레아칼라는 거대한 분화구다. 둘레만 33.5㎞에 달한다. 뉴욕 맨해튼이 통째로 들어가고도 남는 면적이라고 한다. 거대한 분화구 안에 작은 분화구들이 종기가 난 것처럼 올록볼록 솟아 있다. 달 표면처럼 황량해 보인다. 실제로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 조종사가 분화구 안에서 적응 훈련을 한다고 한다.

할레아칼라는 일출이 유명하다. 하여 관광객 대부분이 새벽같이 차를 몰고 산 정상으로 향한다. 하얀 융단처럼 깔린 운해를 뚫고 붉게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다시 차를 타고 산을 내려와도 되지만 할레아칼라의 진면목을 보려면 트레일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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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에서는 활화산을 볼 수 있다.

트레킹에 도전한다면 ‘할레마우우(Halemauu)’ 트레일을 추천한다. 정상에서 남동쪽 분화구에 들어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왕복 17.5㎞ 코스다. 그늘 한 점 없어 자갈로 덮인 사막을 걷는 듯하다. 아니, 달 표면을 걷는 듯한 느낌에 가깝다. 경사가 완만해 내려가는 길은 힘들지 않지만 올라갈 때는 힘들다.

용암이 덮은 대지, 트레킹 코스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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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를 타고 용암이 흐르는 모습을 내려다봤다.

하와이 섬에는 미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극적인 국립공원이 있다. 하와이 화산(Volcano) 국립공원이다.

분화구가 밤낮으로 펄펄 끓고 용암이 꾸역꾸역 흘러나 오는 활화산이다. 하지만 마냥 공포스러운 곳은 아니다. 들끓는 분화구가 흥미진진한 볼거리로 거듭나고, 용암이 덮은 대지는 트레킹 코스로 변신한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 안에는 큰 활화산 두 개가 있다. 하나가 해발 4169m의 마우나 로아(Mauna Loa) 화산이고, 다른 하나가 해발 1250m의 킬라우에아(Kilaua)화산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분화구가 있다. 제주도 오름처럼 기생화산이 섬 곳곳에 솟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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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의 트레일을 걷는 가족의 모습.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에 탐방 구역이 몰려 있다. 그중에서도 할레마우마우(Halemaumau) 분화구가 가장 인기다. 분화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17㎞ 순환도로가 있다. 할레마우마우는 밤에 가장 화려하다. 낮에는 뿌연 연기를 뿜는 분화구가 밤이면 붉은 연기를 토해 낸다. ‘재거 박물관’이 야경 포인트다. 밤의 할레마우마우는 시뻘건 연기를 연방 내뱉으며 검은 하늘을 붉게 물들인다.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에는 다양한 코스의 트레일이 조성돼 이색 트레킹도 즐길 수 있다.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르는 코스가 있는가 하면, 울창한 열대우림도 있다.

화산 국립공원은 헬기를 타고 보면 더욱 극적이다. 현재 화산활동이 가장 활발한 푸우오오(Puoo) 분화구 상공을 선회한다. 시뻘건 용암이 흘러내리는 장관을 약35m 위에서 내려다본다.

카우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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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아이 섬의 대표적인 해수욕장 ‘포이푸 비치’.

마우이와 하와이 섬은 최근 들어 한국인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북적한 오아후를 피해 휴양을 즐기려는 신혼부부에게 인기가 많다. 이보다 더 한적하고 독특한 분위기의 섬을 찾는다면 카우아이·라나이 섬이 제격이다.

‘정원의 섬’ 카우아이

카우아이는 하와이제도의 서북쪽에 있다. 섬 중앙에는 세계 3 대 다우지역 중 하나인 와이알레알레 산(1570m)이 솟아 있다. 덕분에 섬 전체가 울창한 수목에 뒤덮여 있어 ‘정원의 섬’이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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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캐니언의 축소판, 카우아이 섬 ‘와이메아 캐니언’.

‘작은 그랜드캐니언’이라고도 불리는 와이메아 캐니언(Waimea Canyon)도 있다. 여기서 영화 ‘쥬라기 공원’을 촬영했다. 와일루아(Wailua) 강 주립공원은 원시림이 매력적이다. 공원 안에는 신비로운 고사리 동굴(Fern Grotto)이 있다. 먼 옛날 하와이 왕족들이 결혼식을 올리던 신성한 곳이다. 동굴까지는 보트나 카약을 타고 간다. 와일루아 폭포도 매력적이다. 약 25m 높이에서 두세 갈래 폭포가 장쾌하게 쏟아진다. 백사장 드넓은 포이푸 비치, 깎아지른 해안 절벽이 있는 나 팔리 해안, 세계 최대의 회전식 등대인 킬라우에아 등대도 볼거리다.

‘최상류층의 쉼터’ 라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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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이 섬 먼로 트레일에서는 마우이·몰로카이섬이 보인다.

라나이는 면적이 364㎢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주산업은 파인애플 농업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돌(Dole)’ 통조림의 본산지다. 그러나 수려한 경관과 때묻지 않은 자연 경관으로 미국에서도 최상류층이 쉬러 온다. 빌 게이츠가 이 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포시즌스 리조트가 해변과 내륙에 2개 있는데 하와이에 있는 여느 리조트보다 호화로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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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난파선을 볼 수 있는 라나이 섬 십렉 비치.

라나이는 훌륭한 생태 관광지다. 고래가 섬 앞을 지나가고 바다거북이 부화를 위해 섬을 찾는다. 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면 돌고래 떼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반겨 준다. 홀로포에 만(Hulopoe Bay)은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의 명당으로 통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난파선을 볼 수 있는 카이올로히아(Kaiolohia) 해변, 멀리 마우이·몰로카이 섬을 보며 걷는 먼로(Munroe) 트레일도 유명하다. 자세한 정보는 하와이관광청 홈페이지(gohawaii.com/kr) 참조.

글=최승표 기자 spchoi @j oongang.co.kr
사진=하와이관광청,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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