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서 365일 녹지를 보며 산다면? 요즘 이런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숲세권’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주거 쾌적성을 좇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공원을 끼고 있는 아파트 가격도 잘 오른다. 서울 강북구 번동은 북서울 꿈의 숲이 가까울 수록 아파트값이 잘 올랐다. 이 공원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대명루첸(611가구, 2008년 입주) 84㎡형(이하 전용면적)은 1년새 6000만원 올라 4억7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반면 공원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월곡 꿈의 숲 푸르지오(714가구, 2010년 입주) 같은 크기는 같은 기간 3000만원 올라 4억4500만원 선이다.
성동구 성수동에선 서울숲 인근 아파트가 잘 오른다. 길 하나를 두고 공원과 마주보고 있는 강변건영(580가구, 2002년 입주) 84㎡형은 1년새 9000만원 올라 6억9000만원 선이다. 걸어서 20여 분 거리에 있는 서울숲 힐스테이트(445가구, 2009년 입주) 84㎡형은 같은 기간 15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요즘 주택시장에서 공원이 가깝다는 것은 역세권에 버금가는 프리미엄이 있다”며 “쾌적성·조망 뿐 아니라 공원 내 조성된 운동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 봄 분양시장에서도 공원을 낀 아파트가 눈에 띈다. 롯데건설은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일대 직동근린공원 부지에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를 3월 분양한다. 59~84㎡ 1850가구다. 테마공원으로 재단장하는 직동근린공원이 집 앞에 있다. 삼성물산이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짓는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는 59만㎡ 규모의 어린이대공원이 맞은편에 있다. 대우건설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에 분양하는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59~99㎡, 1690가구)는 단지 주변을 황룡산과 탄현근린공원이 에워싸고 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