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은 활화산이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폭발한다. 그런데 북한의 핵실험이 백두산의 폭발을 자극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취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백두산 현지를 취재했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37회
◇ 핵실험 도발…지진 피해 현장을 가다 = 취재팀은 백두산 해발 800미터에 위치한 내두산촌을 방문했다. 북한 핵실험이 실시된 지난 1월 6일 지진이 발생했던 그 곳은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풍계리와 130km 떨어져 있다.
내두산촌 주민들은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몸이 좌우로 구를 정도로 심한 진동 때문에 벌떡 일어났다” “지진이 난 줄 알았다”라고 기억했다.
당일 마을의 지진 규모는 5.4였다. 그런데 지난 6일 116명이 사망했던 대만의 지진 규모가 6.4였다. 이를 감안하면 북한 핵실험 규모가 커지면 백두산 마을은 강도 높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런데 북한이 그동안 4차례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수위를 지속적으로 높였기 때문에 향후 핵실험이 진행될수록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
◇ 핵실험으로 화산이 폭발할까? = 북한 4차 핵실험을 앞두고 핵실험 인공지진이 백두산 폭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인공지진 진동이 백두산 마그마 일대를 지나가면서 압력을 높인다는 주장이다. 연세대 홍태경 교수는 “백두산 마그마와 핵실험장의 거리가 더 가까이 있다면 강력한 지진파가 감소하지 않은 채로 마그마에 진입하게 돼 순간적으로 마그마에 압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대지진과 백두산 폭발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 중 일본 다니구치 교수는 “지구 역사를 100년 단위로 나누어 볼 때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고 1~14년 뒤 백두산이 폭발했기 때문에 백두산이 2032년까지 폭발할 가능성은 99%”라고 강조했다. 만일 현재 다니구치 교수의 주장처럼 백두산 마그마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면 북한의 핵실험은 더 위험해진다.
◇ 백두산 폭발에 대한 김정은 생각은? = 2007년 남북정상회담과 백두산 폭발설이 부각된 2011년 북한은 “백두산 폭발이 임박한 것 같다”며 “지진계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홍 교수는 “남한은 ‘모든 자료를 남북이 공유하면 지진계를 설치해주겠다’고 북한에 제안한 걸로 안다”고 밝혔다.
그런데 북한은 거절했다. 지진계는 자연 지진파와 핵실험 지진파를 모두 잡기 때문에 남한에 군 정보가 넘어가는 걸 북한이 우려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통해 북한이 백두산 폭발에 대해 우려하는 게 확인됐다. 그런데도 북한의 핵실험은 멈춰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때문에 백두산 폭발을 둘러싼 김정은 정권의 위험한 도박은 현재 진행형이다.
JTBC 탐사기획국 박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