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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15분에 한 명씩 치매…고령화 시대 피할 수 없는 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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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 마주보기

65세 이상 10명 중 1명 치매…80대 3명 중 1명꼴
조기 치료 가장 중요해 건강검진 받듯 매년 검사
치매 크게 4종류…알츠하이머 외엔 완치도 가능

“두렵고 눈물나” 병원 가는 거 주저하다 악화
공포심 극복하고 법적인 문제 대비해 후견인 둬야
속상하다고 환자 윽박지르거나 화내는 건 금물 

치매에 걸리면 기억이 지워진다. 마치 지우개로 지운 듯 기억이 조금씩 사라지고, 나중엔 성격도 변한다. 국내 치매 인구는 61만 명이다. 65세 이상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80대가 되면 3명 중 1명꼴로 치매가 발병한다. 고령 사회를 맞아 노화 관련 질병인 치매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012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프랑스 영화 ‘아무르’에서 주인공 안느는 치매에 걸린 자신을 보며 “늙으면 이런 병도 와”라며 웃는다. 가족 앨범을 보면서는 “아름다워 인생이, 그리고 참 긴 것 같아”라고 말한다. 길고 아름다운 인생, 우리는 치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럴 리 없다’ 생각 말고 60세부터 준비해야

2016년을 기점으로 한국 사회에서 치매가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955~63년 사이에 태어난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약 700만 명으로 이들이 본격적으로 은퇴를 맞이하는 해가 2016년이기 때문이다. 김기웅 중앙치매센터 센터장은 “고령 사회에서 치매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질병”이라며 “본인은 치매가 아니라도 가족이 치매에 걸릴 수 있고 가족 전체가 고통을 받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치매는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치매에 대해 말하기를 꺼린다. 본인도 가족도 ‘그럴 리 없다’며 부정하는 사이 증상이 악화되곤 한다. 치매는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종류에 따라 고칠 수 있는 치매도 있고 진행을 늦출 수도 있다. 치매를 미리 대비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차이가 크다. 치매의 종류와 형태, 치매를 대비하는 방법 등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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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분쟁을 부르는 치매

치매 환자 중에는 경영권이나 재산권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의사 겸 변호사인 이용환 법무법인 고도 대표변호사는 “한 달에 치매 환자와 관련된 의뢰가 4~5건가량 들어온다”며 “치매 여부는 의사결정의 진실성이 있느냐, 당사자의 의사결정 능력이 있느냐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100억원대의 자산을 소유하고 있던 80대 강모씨는 미리 재산을 나눠주면 자식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을 우려해 재산을 배분하지 않고 자신이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치매가 발병했다. 그때 평소 홀로 지내던 강씨를 챙겨주던 60대 여성이 자녀들 몰래 강씨와 혼인 신고를 하고 강씨의 전 재산을 자신의 명의로 바꿔놨다. 자녀들이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혼인 무효 소송을 했지만 법원에 출석한 강씨는 결혼을 자신의 의사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자녀들은 민사 소송을 제기하고 치매 여부를 가리기 위한 신체감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강씨가 혼인한 60대 여성과 함께한 여행에서 패혈증에 걸렸고 법원 출석 전에 사망해 신체감정을 받지 못했다. 결국 전 재산은 그 여성에게 돌아갔다. 자녀들에 따르면 당시 강씨는 자신의 딸을 못 알아 볼 정도로 심각한 치매를 앓고 있었지만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이 대표변호사는 “많은 치매 환자가 자신이 치매라는 걸 강하게 부인하기 때문에 나중에 생기는 법적인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년후견인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일이 벌어진 후에야 변호사를 찾는데 그때는 이미 늦은 상태”라고 말했다.

2013년 7월 시작된 성년후견인 제도는 본인 혹은 친족, 검사 등의 청구에 따라 법원이 의사 감정을 통해 성년후견 당사자의 정신상태를 확인하고 진술을 받아 후견인을 임명하는 제도다. 후견인은 당사자의 재산을 관리하거나 법률행위의 대리권, 동의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법원을 통해 사후 재산을 공평하게 분배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배임·횡령 등의 명목으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이 제도는 본인이 신청할 수도 있고, 부모가 치매 판정을 받은 경우 자녀가 신청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자녀 전원이 동의해야 가능하다. 이 대표는 “요즘은 본인이 직접 가정법원을 찾아 성년후견인 제도를 신청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 3일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심리에 출석한 것도 이 제도에 따른 것이다. 신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정숙씨가 지난해 12월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를 낸 것이다. 심리에서 판사는 신 회장에게 생년월일과 올해가 몇 년인지, 여기는 어디인지, 법정에는 왜 오게 됐는지 등을 물었다. 첫 심리 이후 ‘판단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과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태다. 법원 결론에 따라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결과는 신체감정 절차 등을 거쳐 5~6개월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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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시기 놓치지 말아야

치매는 크게 4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건 알츠하이머다. 그외에 혈관성, 루이체, 전두측두 치매가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건망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치매와는 다르다.

치매의 발병 형태로는 갑자기 나타나는 급성 치매와 천천히 진행되는 치매로 나뉜다. 알츠하이머의 경우 퇴행성 뇌질환으로 서서히 발병해 악화된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급성인 경우가 많다. 루이체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망상·실신 등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전두측두는 무력해지거나 충동적인 행동 등을 나타내는 특징이 있다.

어떤 치매든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상원 교수는 “치매는 빨리 발견하면 할수록 병의 악화 속도를 지연시키거나 유지할 수 있다”며 “본격적인 치매 증상이 나타난 다음에 손을 쓰면 늦기 때문에 60세 이상이며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이 보이면 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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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반포동에 사는 40대 김진주(가명)씨의 어머니는 급성 치매 증상으로 비교적 초기에 치료를 받기 시작한 경우다. 치매 증상이 나타난 건 어머니가 김씨의 집을 찾지 못해 헤맨 어느날 아침이었다.

아침에 자신의 집에 오기로 했던 어머니는 점심 때가 다 돼서야 나타났다. 어머니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늘 오던 곳인데 왜 그리 기억이 안 나니. 네 번호도 기억 안 나고. 나 고장났나봐”라고 했다. 딸이 사는 집에 오던 중 갑자기 마을버스 번호도, 가고 있는 아파트 이름도, 동호수도 떠오르질 않았다는 거다. 휴대전화도 충전을 안 해둬서 방전된 상태였다. ‘거기가 거기 같은’ 아파트 단지들과 지하철 출구를 몇 번이나 오가다가 문득 기억이 떠올랐다. 행여 기억이 사라질까 두려웠던 그는 급하게 가방을 뒤져 립스틱으로 손바닥에 아파트 이름과 동호수를 적었다. 그러느라 평소 1시간이면 올 거리를 2시간30분 이상 걸려 도착했다.

김씨는 그때 일을 이야기하며 “그냥 눈물만 나고 너무 두려웠다”며 “‘설마 우리 엄마가…’ 라는 생각에 진짜 우리 엄마와 헤어진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김씨의 어머니 이정숙(가명)씨는 “사람들에게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지만 어딘지 말해줘도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왜 이러나 싶어 눈물만 나더라”고 전했다. 이 일이 있은 후 어머니 이씨는 자신의 치매를 인정하고 곧바로 입원 치료를 시작했다.

송파구 잠실본동에 사는 60대 유정순씨는 20년간 치매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심각한 고통을 받았다. 시어머니는 알츠하이머로 조기 치료 시기를 놓치고 점차 병세가 악화됐다. 유씨는 “시어머니가 매일 의심하며 소리를 지르고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리채를 잡는 바람에 청소년기였던 아이들의 고통이 컸다”고 말했다. 유씨의 남편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신이 치매에 걸리면 무조건 기관으로 보내달라고 한다.

대부분의 치매 환자들은 유씨의 시어머니처럼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치매에 대한 공포는 환자 자신이나 보호자가 병원에 가는 걸 주저하게 만든다.

치매 초기로 보이는 시아버지 때문에 요즘 걱정이 많다는 40대 박모씨는 “아무래도 치매 같은데 시아버지가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스러워 병원에 가보자는 말을 못하겠다”며 “그냥 그대로 있으면 안 될 것 같긴 한데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시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가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전하는 치매의 조기 치료가 잘 안 되는 이유도 이것이다. 서울특별시광역치매센터장인 이동영 서울대학교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치매 환자 보호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현실적인 문제는 어떻게 기관에 환자를 모시고 오느냐”라며 “가장 좋은 건 모든 사람이 65세가 넘으면 건강검진을 받듯 치매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웅 센터장은 “치매가 의심된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이 자존감에 상처를 받고 더더욱 강하게 병원에 가는 걸 거부한다”며 “치매 검사라고 하기보다 건강검진 등으로 유도하는 게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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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해주는 게 가장 좋은 치료법”

치매 환자에 대한 가족들의 태도는 환자의 상태에 영향을 준다. 강남구치매지원센터 신경과 의사 김여진씨는 “가족들의 초기 환자 대응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가족들은 갑자기 성격과 행동이 바뀌거나 기억을 못하는 부모를 보면서 속상한 마음에 윽박을 지르거나 화를 내는데 그런 반응은 병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치매 치료에는 가족과 환자의 신뢰가 중요하다. 환자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고 치매 환자가 웃을 수 있는 상황을 자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환자가 집을 자주 나가는 건 ‘내 집이 아니다’라거나 ‘내 가족이 아니다’라고 느껴 안정감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상원 교수는 “치매의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환자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라며 “가족들이 당황한 것만큼 본인도 당황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환자의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한모씨의 아버지는 알코올성 치매를 앓았다. 아버지는 젊었을 때부터 술을 즐겼는데 2년 전부터는 어머니를 때리거나 폭언을 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아버지는 알코올성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매라는 진단을 받았다. 가족들은 꾸준히 치매 치료제를 챙기고 병원에 모시고 가지만 아버지는 아직도 술을 끊지 못하고 술만 마시면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한씨의 아버지처럼 알코올성 치매의 경우는 치매와 관련해 금주 치료도 함께 해야 하며 금단 증상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김 센터장은 “약물을 복용하면 인지 저하 속도를 늦추고 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며 “약물 치료와 함께 아버지의 말을 무조건 부정하거나 논쟁하려 하지 말고 아버지의 감정을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 다음에 자연스럽게 아버지가 좋아하는 활동이나 관심사를 활용해 술에 대한 집착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 좋다.
 
관리하면 달라지는 치매

대기업 임원을 지낸 장인범(78·반포동)씨는 60세부터 꾸준히 치매 검사를 받아왔다. 2010년 알츠하이머 치매 판정을 받았지만 소위 ‘예쁜 치매’를 앓고 있다. 예쁜 치매란 기억력 등은 떨어져도 감정 조절이 가능해 일상 생활에 문제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장씨는 매년 치매 검사를 받으면서 치매 예방법인 하루 1시간 땀나게 걷기를 실천하고 담배와 술을 멀리했다. 또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뇌졸증을 막기 위해 식단 조절에 신경 썼다. 그의 모친이 알츠하이머를 심하게 앓다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장씨는 “평소 치매 예방이 될 만한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꾸준히 하고 즐거운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며 “언제든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오래 전부터 병원을 직접 찾았고, 그래서 치매 판정을 받고도 크게 동요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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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치매 진단을 받으면 모든 것을 포기하거나 치매를 수용하기까지 아까운 조기 치료 시간을 허비하고는 하는데 장씨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그는 “동화 구연 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한다”며 “알츠하이머는 천천히 진행되는 치매라 진행을 늦추기 위해 노력하면서 열심히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60세 생일에 직접 법원을 찾아 성년후견인제도도 신청했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가 오래 전부터 가족들과 치매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어떻게 하면 깔끔하게 치매에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강남구치매지원센터 주성제 사회복지사는 “즐거운 마음으로 또래들과 교류하고 자신의 취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건강한 노년을 유지시키는 비결”이라고 전했다. 여러 사람과 웃고 대화를 나누면서 뇌를 활성화 하면 퇴행 속도를 늦출 수 있고, 기분이 좋아지면 폭력성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구구단이나 수학문제 풀이가 치매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환자 본인이 좋아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이 더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이동영 교수는 “수학이나 독서를 싫어하는데 억지로 할 경우 스트레스를 받아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미술, 음악 감상, 노래, 악기 연주 등을 통해 뇌를 즐겁게 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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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등급과 지원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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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1일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치매특별등급 제도가 시행됐다. 그에 따라 경증 치매환자들도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치매특별등급 대상자는 1회 2시간 또는 하루 8~12시간 제공하는 인지 활동형 프로그램을 주 3회 또는 월 12회 이상 이용할 수 있다. 인지 활동형 프로그램은 회상 훈련, 기억력 향상 활동 등 인지 기능이 악화하는 걸 예방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외에 방문간호 서비스와 주·야간 보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보호자는 일정 금액을 정부로부터 보조받는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국 건강보험공단지사 노인장기요양보험 운영센터(www.longtermcare.or.kr)에 본인이나 대리인이 방문·우편·팩스·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장기요양인정 신청서를 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작성하고, 건강보험공단의 인정 절차를 거친 후, 치매전문교육을 받은 의료인의 소견이 포함된‘치매특별등급용 의사소견서’를 함께 제출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

치매에 대한 오해와 진실

건망증이 심하면 치매에 걸리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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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과 치매는 다르다. 건망증은 사건이나 경험의 일부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데 치매 환자는 그런 사건이나 경험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이동영 교수는 “건망증은 누구를 몇 시에 만났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고, 치매는 만남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치매는 진행성 질병이기 때문에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결국 일이나 가정생활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치매는 기억력뿐 아니라 언어 능력, 운동력 등 여러 인지 기능 전반에 장애를 가져온다. 하지만 건망증은 기억에만 관련된 증상으로 둘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다.

외부 충격으로 기절한 적이 있다면 치매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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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운동을 하다가 머리를 다쳐 잠깐이라도 정신을 잃었던 사람은 치매 가능성이 2~4배 높아진다. 관련 유전 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이 머리를 다칠 경우 치매 발생 위험도가 10배까지 높아진다. 따라서 운동할 때 머리를 보호하는 건 치매 예방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머리 보호 장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또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2배가량 치매 위험도가 높다.

청소년기 게임을 많이 하면 치매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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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많이 하면 치매에 걸린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까지 없다. 다만 청소년기의 게임은 관리해야 한다. 게임은 뇌의 균형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 발달하는 전두엽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게임은 반복적인 패턴이 많아 중독성이 강하다. 짧은 시간 내 도파민(보상 작용 관련 신경전달 물질)에 강하게 노출될 경우 더 강한 자극이 아니면 호기심이나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 뇌의 관리 체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집중력이란 외부에서 들어온 자극을 뇌에 저장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집중력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장시간 게임에 집중력을 소진하면 학업에 필요한 집중력이나 관심을 쓸 여력이 없어진다. 어떤 말을 해도 건성으로 듣고 외부 정보를 머릿속에 남길 만큼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치매와는 연관이 없다.

치매는 절대 고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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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많은 건 알츠하이머다. 전체 치매의 70%를 차지한다. 알츠하이머는 뇌에 퇴행성 변화가 오면서 뇌세포가 조금씩 소실되는 거다. 소실되기 전에 오는 변화가 바로 기억력 감퇴다. 치매라고 생각할 만한 행동이 나타나는 단계는 이미 뇌세포가 소실된 상태다. 현대 의학으로는 알츠하이머가 발병하기 평균 15년 전에 이를 미리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동영 교수는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에 쌓이기 시작한지 10~15년이 지난 후부터 뇌세포 기능이 떨어지다가 뇌세포가 소실되면서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의 조기 진단은 가능하지만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초기에 발견된 혈관성 치매나 루이체, 전두측두 치매 등은 약물 요법 등으로 완치하거나 증상을 약화시킬 수 있다.

남성보다 여성의 치매 위험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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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남성보다 치매 위험률이 2배가량 높다. 출산을 많이 할수록 치매 위험률은 높아진다. 김기웅 센터장은 “출산 시 호르몬 변화가 영향을 끼친다고 보는 게 다수의 견해”라고 말했다. 임신기에 여성은 성호르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특히 출산 전후로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스트레스 호르몬이 동시에 높아진다. 이런 영향이 노년기 치매에 영향을 준다는 거다. 그러나 젊은 나이의 기억력 감퇴는 치매로 볼 수 없다. 아이를 낳고 건망증이 심해졌다는 여성들이 많은데 대부분 출산 후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지나면 회복된다.

김소엽 기자 kim.soyu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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