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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변동성 더 커진 글로벌 시장, 안전 운항이 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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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어제 열흘 만에 개장한 중국 증시는 0.6%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예상은 5%쯤 추락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빗나갔다. 중국 인민은행 저우샤오촨 총재는 “투기세력이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게 놔두지 않겠다”며 연휴 뒤 첫날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지난주 폭락했던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날 7.16% 급등해 1만600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홍콩 증시도 이틀간 6.8% 추락의 아픔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코스닥 지수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날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른 데다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전해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세를 찾는 모양새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구조적으로 ‘제2의 금융위기’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여전히 우세하다. 유럽에 이어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에 가세하면서 돈의 가치 하락과 자산의 몰락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미증유의 마이너스 금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연쇄작용을 일으키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비정상적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웃돈을 얹어주고라도 사겠다며 국채에 돈이 몰리는가 하면 오늘은 중국 시장이 급락하고 내일은 일본 시장이 급등하는 식의 ‘비정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라는 극약처방을 했지만 되레 주가가 며칠 폭락한 것도 그래서다.

 이런 비정상적 상황일수록 대응은 정상적이어야 한다. 최우선 목표를 안전·안정에 둬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되면 금융 체력이 약한 나라부터 무너지게 된다.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 체력을 재점검하고 약한 고리를 찾아 철저히 보강해야 한다. 부실 기업 정리를 서둘러 은행들의 충격 흡수 역량을 키워놓는 일도 더 미뤄선 안 된다. 시장에 따라 일희일비 말고 정책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조급증에 사로잡혀 섣부른 불 지피기로 재정을 낭비하는 것은 금물이다. 어려울수록 정도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은 신중히 판단하고 힘을 비축하는 경제의 안전 관리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