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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개성공단 전면 중단, 용기 있는 결정”…라브로프 “평양 벌주기 위해 팀워크 훼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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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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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12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왕 부장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와 관련, 한·미 간 사드 배치 협의에 대해 케리 장관에게 중국의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AP=뉴시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등을 상대로 외교전을 펼친 독일 뮌헨에서 대북제재에 대한 각국의 입장 차가 드러났다. 미국은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결정을 지지했으나, 러시아는 독자 제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북 도발 제재, 각국 입장 차 드러나

 윤 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2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만나 40분 동안 회담했다. 윤 장관은 “직전 유엔 방문에서 북한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도록 특단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안보리 이사국들과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또 개성공단 중단 결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우리의 결정이 미 의회의 대북제재 법안, 일본의 독자 제재 및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조치와 상호 추동할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하자”고 했다. 안보리 제재와 각국의 독자 제재를 병행하겠다는 정부 구상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케리 장관은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은 매우 용기 있고 중요한 조치로서, 북한에 핵·미사일 포기만이 살길이란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이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13일 오전에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회담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안보리 결의 채택을 위한 협력은 물론이고 기존의 EU 대북제재를 더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EU는 독자적으로 북한에 금융·무역 제재를 취하고 있다. 모게리니 대표는 그러나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을 중단한 데 대해선 “충분히 이해한다”고만 했다.

 독자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달랐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2일 뮌헨안보회의에서 “평양을 벌주기 위해 팀워크나 기존의 협상 틀을 훼손해 가면서, 유엔 안보리를 제치고 독자적 조치에 의존하거나 군사력을 증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인터내셔널이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윤 장관과도 만났다. 외교부는 “강력한 안보리 추가 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으로 하여금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데 양측이 인식을 같이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에 더해 “러시아 측은 모든 관련국이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고강도 제재 대신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과 같다.

 한편 일본은 북한이 12일 일본인 납치 피해자 재조사를 전면 중지하겠다고 발표한 것 과 관련, 베이징 주재 일본 대사관을 통해 북한에 항의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납치문제 담당상은 13일 “일본은 (납치 문제 재조사와 제재 일부 완화에 합의한) 스톡홀름 합의를 파기할 생각이 없다.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도쿄·런던=오영환·고정애 특파원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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