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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기 통제 가능…지금은 가치주 사들일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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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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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홍콩과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중국 경제의 앞날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중앙포토]

신흥국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이 중국 경제에 대한 강한 신뢰를 나타냈다. 아울러 세계 경제를 위해서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템플턴 회장 모비우스 e메일 인터뷰
중국 외환 보유액 세계 최대
경제 안정 시킬 능력 충분해
미국 금리 인상은 경제 재앙
Fed, 세계 상황에 너무 무신경

 투자 상황 점검을 위해 남미에 머무르고 있는 모비우스 회장은 26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됐지만 다른 곳에 비해 여전히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증시의 불안에 대해 그는 “위안화 가치 하락과 미국의 금리인상 시도에 따른 불안감이 투자자들이 위안화 자산에서 손을 떼도록 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올해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 문제는 중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세계 어느 시장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모비우스 회장은 “중국은 계획경제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은행 부실과 과잉 대출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지만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과 주요 국내은행 지분을 갖고 있는 중국 정부는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현재 많은 근로자가 지방에서 도시로 이주하고 있고,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수출에서 국내 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며 “성장률이 낮아졌지만 중국 경제의 규모를 볼 때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비판의 화살을 미국으로 돌렸다. 모비우스 회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뒤늦은 금리인상 시도가 글로벌 경제 환경을 전반적으로 어렵게 만든 측면이 있다”며 “Fed가 세계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Fed가 너무 오랫동안 제로금리를 유지해 왔는데 미국 경제가 그리 탄탄하지 못한 와중에 금리를 올리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금리가 오를 거라는 기대 심리를 불러일으켜 돈이 달러 자산에 몰리게 만들었고, 다른 나라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미국의 수출은 부진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유럽·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또 “Fed가 눈가리개를 하고 세계 경제 상황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며 “금리를 올리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유발돼 성장률이 높아지길 바라는 Fed의 생각은 논쟁거리”라고 덧붙였다.

그는 “(Fed에 의해) 미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재앙과도 같은 결정이 내려지고 있다”며 “Fed는 인플레이션이 자연스럽고 확연하게 생길 때까지 금리인상을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신흥국 투자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봤다. 브라질과 러시아 경제가 침체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올해 신흥국 성장률 예상치는 4.5%로 2.2%인 선진국보다 두 배나 높다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에겐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장을 볼 것을 권유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최근 시장 변동성을 주도하는 요소들은 모두 한시적인 것들”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특히 신흥국 투자는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세계경제에 문제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불확실한 상황은 주가가 크게 떨어진 가치주를 매입하기에 좋은 기회”라며 “지금이야말로 주식을 세심하게 골라 적극적으로 투자할 때”라고 조언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마크 모비우스=1987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신흥국 중심 주식형 펀드인 ‘템플턴 이머징마켓 펀드’를 설립한 이래 30년 가까이 신흥국 투자를 전문으로 했다.

80세의 고령에도 여전히 운용 실무를 맡고 있다. 그가 관장하는 투자자산은 390억 달러(약 47조원)에 달한다. 미국 보스턴대를 졸업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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