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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써보니…이용 편한데 동영상 편수 적어 아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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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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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오리지널 시리즈는 미국 넷플릭스 가입자를 급증시킨 대표상품으로 꼽힌다.

신용카드를 등록하고 일단 회원가입을 하면 영화·드라마를 몇 편을 보든 별도로 결제할 필요가 없다. 광고도 없다.

중간광고 없고 ‘1개월 무료’ 장점
한국 콘텐트는 구색 맞추기 수준
‘하우스 오브 카드’도 볼 수 없어

유료 VOD에도 광고가 붙곤 하는 국내 동영상 서비스와 다르다. 게다가 월정액(7.99~11.99달러)에 따라 아이디 하나로 2~4명이 동시에, 또 스마트폰·PC·태블릿·스마트TV 등 다양한 기기를 옮겨가며 이용이 가능하다.

지난 7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 얘기다. 2주 남짓 써보니 플랫폼 이용법은 무척 편리했다. 반면 콘텐트 만족도는 미국에서 들려오던 명성에 아직까진 크게 못 미쳤다.

 우선 콘텐트 중에 한국 드라마·영화는 구색 맞추기 수준이다. 2,3년 전 작품 위주인데다 그나마 많지 않다.

사실 국내 콘텐트라면 굳이 넷플릭스에서 봐야 할 이유가 없다. IPTV·케이블TV·인터넷·모바일 VOD 등 기존 국내 서비스가 훨씬 낫다. 게다가 할리우드 영화나 드라마도 최신작을 선호하는 국내 이용자 맞춤형으로 포진된 건 아니다.

또 이용료 수준은 미국과 같은데, 영화·드라마 등 콘텐트는 전체 숫자부터 미국과 다르다. 넷플릭스가 각 나라별로 콘텐트가 몇 편씩인지 공개한 바는 없지만, 미국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회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업체 등은, 미국은 6000편이 넘고 그 다음인 영국은 그 절반 정도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 미국은 1만편이 넘는 반면 캐나다는 2600여편이라는 조사가 4년 전 캐나다에서 나온 적도 있다.

현재 한국 서비스 초기 화면에 카테고리별로 소개된 작품 수는 두 번, 세 번 중복된 것까지 합해 1000편 남짓. 불과 며칠 전 800편 남짓에서 그 새 늘었다는 게 흥미롭다.

정확한 편 수는 몰라도 콘텐트의 규모·면면이 똑같지 않은 건 분명하다. 콘텐트마다 기간·지역 등 판권 계약조건이 다른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로 추정된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시장이 확대될수록 콘텐트 확보 비용이 늘어나는 배경이기도 하다.

 예외라면 넷플릭스가 직접 투자해 만든 오리지널 콘텐트다. 한국 서비스에도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 ‘나르코스’ 등 미드 팬들에게 이름난 넷플릭스표 드라마 시리즈가 여럿 나와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과 미국 공영방송 PBS의 작품을 비롯해 볼만한 다큐멘터리도 꽤 풍성하다. 뜻밖인 건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가 없다는 점. 넷플릭스 최초의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온라인 드라마 최초로 에미상·골든글로브상 주요 부문을 수상한 수작이다.

오리지널 작품도 초기에는 넷플릭스가 직접 해외 판권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한국에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는 게 국내 홍보사의 설명이다. 대신 앞으로는 새로 공개하는 오리지널 콘텐트 모두 한국에도 동시에 선보일 전망이다.

 뜻밖인 건 또 있다. ‘간신’,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등 국내 극장가에 청소년관람불가로 개봉했던 영화가 넷플릭스에는 ‘16+’, 즉 16세 이상가로 소개된다.

넷플릭스는 한국처럼 서비스를 새로 개시, 등급정보가 수집되지 않은 나라에는 ‘성인=16+’라는 등급을 적용하고 있다. 그럼 국내법 위반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현행 영비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는 등급분류 예외조항이 있다. 정보통신망을 통해 댓가없이, 즉 무료로 공개하는 경우도 해당된다. 넷플릭스는 현재 사실상 전면 무료다. ‘1개월 무료’와 함께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유료화에 앞서 오리지널 콘텐트를 중심으로 이미 150여 건의 등급분류 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참고로 ‘1개월 무료’는 미국 등에서도 언제든 신규 가입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다. 다만 아이튠스 등 모바일 앱스토어를 통해 가입하면 유료 전환 이후 국내 관련 규정에 따라 10%의 부가세도 붙을 전망이라, PC 등을 통해 가입하는 게 좋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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