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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글로벌 IoT 선점 기회는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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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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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장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을 처음 접했던 몇 년 전 만해도 기존 개념인 M2M(Machine to Machine)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글로벌 정보통신(IT)기업들의 먹거리 창출 마케팅에 부화뇌동하는 것은 아닌지 고심했다.

 그러나 이제 IoT 비즈니스는 산업과 기술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서로 다른 업종간 합종연횡을 촉진하는 IoT는 파트너사의 제품, 기술, 서비스가 자사의 역량을 역규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 융합에 따른 고객의 통합관리 및 가치사슬의 정립 필요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대한민국이 IT 강국, IoT 준비지수 2위라는 격에 걸맞게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면서 진정한 IoT 글로벌 강자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민간은 미래 전략으로서 글로벌 IoT 주도권 경쟁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구글, 애플 등이 모바일에서처럼 IoT 서비스 플랫폼을 독점할 것이라 단정할 필요는 없다. 최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서 IoT 확산을 위한 리눅스 재단의 범산업 컨소시엄인 ‘올신(Allseen) 얼라이언스’가 눈에 띄었다. 표준 제품 상용 성숙도는 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협업 필요성에 대해 우리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대기업은 참신하고 우수한 스타트업, 강소기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며 상호 운용성을 높여가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Io T 산업 진흥을 위한 범부처 거버넌스 체계를 보다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IoT가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공감대와 합의를 바탕으로, 산업과 기술의 발전방향을 부처 간에 서로 공유해야 한다. 민과 기업 관점에서 문제를 먼저 파악해 법제도 지원과 규제를 풀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제한 없는 규제 프리존이나 글로벌 테스트베드 등 새로운 룰을 만들고 기존의 한계와 제약을 한꺼번에 털어낼 수 있는 과감한 도전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 연구개발(R&D) 계획의 성과물이 민간산업 활성화를 선도하도록 보다 과감하게 개방하고 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CES 2016의 가장 큰 화두였던 ‘자율주행차’를 미국이 선도하는 것은 1991년 이미 자동고속도로시스템(AHS)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00년대 초반 미국 국방부에서 자율주행차 경진대회를 통해 민간의 기술개발을 촉진, 육성한 결과다. 자율주행차의 가장 완전한 수준이라는 4단계 자율주행기술이 임박한 마당에 우리는 국내에서 자동차 시험을 못하고 애리조나에서 6개월간 라면을 먹으며 시험을 하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전세계에 ICT 인프라가 탄탄하고 가전과 자동차도 잘하며 보안도 잘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이번 CES는 위기의식을 주었지만 이번에 깨달은 위협요소를 기회로 바꾸어간다면 아직 승산이 있다. 참여자간 공유, 협업, 연결을 이루는 것만이 IoT의 글로벌 강자가 되는 길이다.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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