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박세리 키즈에게 박세리 우산 씌워주겠다"

중앙일보

입력 2016.01.25 15:21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오는 8월 열리는 리우 올림픽에 감독으로 출전한다.

대한골프협회는 25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총회를 열고 남자골프대표팀 감독에 최경주(46·SK텔레콤), 여자대표팀 감독에 박세리를 선임했다.

올림픽 대표팀 선수는 7월11일 국제골프연맹(IGF)이 정한 랭킹에 따라 발표된다. 국가당 세계랭킹 15위 이내인 선수가 4명이면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당 남녀 각 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의 투혼을 펼친 끝에 우승했던 박세리는 112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 골프 무대에 ‘박세리 키즈’를 이끌고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훈련중인 박세리와 25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올림픽에 지도자로 참가하는 심경을 들어봤다.

-여자골프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는데.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올림픽에 출전하게 돼 영광이다. 골프는 기본적으로 개인 운동이다. 더구나 올림픽에는 개인전만 열린다. 한국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실력이 뛰어나다. 박인비 같은 정상급 선수의 실력을 내가 단기간에 향상 시켜줄 수는 없다. 작전을 짜기보단 후배들이 든든하게 믿고 의지할 만한 감독이 되고 싶다.”

-박세리는 연장 불패(6전6승) 신화를 이룩한 선수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무엇을 전수해 줄 것인가.

“내가 가진 걸 다 주고 싶다. 그런데 쉽지 않다. 이론적으로 연장전 같은 긴장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수들이 잘 안다. 골프는 하루에 7~8시간씩 30년 연습해도 똑같은 실수가 나오는 운동이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편하게 해주는 게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박세리 키즈' 들에게 박세리 감독이라는 우산을 씌워주면 좀 낫지 않을까.”

-올림픽에서 어떤 성적을 예상하나.

“당연히 금메달이다. 한국 선수들은 모두 금메달 후보다. 그래도 ‘우승’ 을 목표로 삼으면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일단 다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걸 목표로 삼겠다. 속으론 금·은·동메달을 싹쓸이 하고 싶지만 부담을 주고 싶진 않다.”

-한국 선수 중 누가 나오는게 더 유리할까.

“현재 한국 여자골퍼들은 세계 최강이다. 올림픽 대표팀에 뽑고 싶은 선수를 꼽으라면 한국과 미국·일본 투어에 걸쳐 수십명이나 된다.”

-세계랭킹 1위인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데.

“골프는 마지막 홀이 끝나봐야 안다. 누가 우승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올림픽 기간엔 선수촌에서 단체생활을 한다. 리우의 날씨와 숙소·음식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표 선수들이 바쁜 일정 탓에 올림픽 코스 답사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감독이 대신 코스 답사를 할 수도 있나.

“올해는 내가 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마지막 해다. LPGA 투어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그럼에도 가능한 시간을 내서 리우에 다녀오려고 한다. 나는 후회 없이 선수생활을 했다. 누린 것도 많다. 후배들을 위해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박세리 프로가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대한민국에 골프가 많이 알려졌다. 올림픽이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까.

“골프가 대중화 된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올림픽을 계기로 또 다른 변화와 발전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골프를 즐기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세금도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 골프를 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드니까 주니어 선수들도 줄어들고 있다. 돈이 없는 선수들도 골프장에 접근하기 좋게 만들어줘야 한다.”

-이번 주 LPGA 개막전에 출전하나.

“못 나간다. 어깨를 다치고 3년이 지났는데 계속 쓰니까 아직도 아프다. 체력훈련하면서 어깨 상태가 좋아질 때를 기다리고 있다. 늦어도 3월 열리는 JTBC 파운더스컵에는 출전할 예정이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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