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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전투기 10년 내 개발 끝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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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우여곡절 끝에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의 시동을 걸었다.

방사청 “2021년엔 시제기 6대 출고”
“미 기술 통제로 쉽지 않아” 우려도

이 사업을 주관하는 방위사업청과 전투기 체계 개발 업체로 선정된 KAI는 이날 경남 사천에 있는 KAI 항공기개발센터에서 ‘체계 개발 착수 회의’를 열고 KF-X 개발의 시작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미국 정부가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체계 통합기술을 포함한 4개 핵심기술을 이전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국회를 중심으로 사업이 좌초할 것이란 우려까지 나왔으나 일단 개발완료까지 10년5개월이 걸리는 대장정에 돌입한 상황이다.

장명진 방사청장은 환영사에서 “공군이 요구하는 우수한 성능의 전투기를 계획된 시기에 맞춰 전력화하고, 모든 국민이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국산 전투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KF-X는 F-4와 F-5 같이 노후한 공군의 대체전투기를 한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개발비 8조5000억원, 양산비 9조6000억원 등 18조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인도네시아도 개발비의 20%를 부담하고, 공동으로 참여한다.

 방사청과 KAI는 이날 구체적인 향후 일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2019년 9월까지 설계 완료→2021년 KF-X 시제기 6대 출고, 4년간의 시험비행→문제점 보완 후 2026년 6월까지 개발완료 등이다. 10년5개월 동안의 개발이 예정대로 끝날 경우 2032년까지 120대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명환 KAI 전략홍보팀장은 “KF-X 핵심장비인 AESA 레이더, 임무컴퓨터(MC),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EO TGP) 등 90여 품목을 국산화할 것”이라며 “가격기준 국산화율 65%가 목표”라고 말했다. 1조원짜리 항공기 1대를 만들 경우 6500억원가량을 국산으로 한다는 뜻이다.

그는 “방사청과 함께 2026년 6월 체계 개발 종료 때까지 ‘KF-X 정부위원회’를 구성해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F-X가 10년5개월 안에 개발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분석이 많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방산기술전략·협의체(DTSCG)’를 구성해 KF-X 기술 이전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미국의 기술 통제 방침을 고려할 때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KF-X 핵심기술의 국내 개발 논리를 세운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이 방위사업 비리 혐의를 받아 자진 사퇴한 데다 올해 KF-X 사업 예산도 당초 방사청이 요청한 1618억원에서 670억원으로 대폭 삭감된 상태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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