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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하늘 위 ‘호텔 캘리포니아’로 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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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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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프레이

설령 그의 팬이 아니더라도, 이 노래는 안다. 도입부 화려한 기타 주법으로 유명한 ‘호텔 캘리포니아(Hotel California).’ 수많은 명곡 중 이 노래만큼이나 가사 분석을 많이 당한 곡이 없다. 다소 음울하고, 심오한 노래는 오랫동안 전세계 청춘을 대변해왔다. 이 노래를 부른 미국 록그룹 이글스의 원년멤버 글렌 프레이(사진)가 별세했다. 67세.

‘이글스’ 기타리스트 글렌 프레이
보컬·작사가로도 뛰어난 활약

 이글스 측은 18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병마와 용감한 전투를 벌였던 프레이가 지난주 월요일 뉴욕에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프레이는 그간 류마티즘 관절염과 급성 궤양성 대장염을 앓아왔다. 여러 병세가 겹치면서 폐렴 합병증이 왔고,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

 프레이는 이글스의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이자 작사가였다. 앨범 ‘호텔 캘리포니아’ 수록곡 가사 대다수를 그가 썼다. 이글스는 미국 가수 린다 론스태트의 백 밴드 멤버였던 글렌 프레이, 돈 헨리, 버니 리던, 랜디 마이스너가 1971년 결성했다.

이듬해 데뷔 앨범 ‘디 이글스’를 내면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라이프 인 더 패스트 레인(Life in the Fast Lane)’ ‘뉴 키드 인 타운(New Kid in Town)’ ‘데스페라도(Desperado)’ ‘테이크 잇 이지(Take It Easy)’ 등 수많은 히트곡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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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사에 남긴 기록도 많다. 미국 레코드산업 협회(RIAA)의 집계에 의하면 이글스는 미국 내에서만 총 1억 장의 음반을 팔아 비틀즈, 엘비스 프레슬리, 가스 브룩스, 레드 제플린의 뒤를 이어 음반을 가장 많이 판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총 7장의 정규 앨범으로 그래미상을 6차례 받았다. 80년 해체 후 94년 재결성한 뒤에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98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기도 했다. 이글스는 2011년 첫 내한공연을 했다.

 프레이의 동료인 돈 헨리는 “그는 나에게 형제 같은 존재였다”며 “음악사에 족적을 남기자는 꿈을 가지고 어린 시절에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했고 그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구상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줬다”고 추모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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